고양이는 냄새로 집사 등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양이가 상대를 식별하는 메커니즘을 일부 규명한 이번 연구에 학계가 주목했다. 일본 도쿄농업대학 연구팀은 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고양이는 인간의 냄새를 통해 주인과 낯선 이를 분간한다고
sputnik.kr
고양이는 냄새로 집사 등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구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양이가 상대를 식별하는 메커니즘을 일부 규명한 이번 연구에 학계가 주목했다.
일본 도쿄농업대학 연구팀은 6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고양이는 인간의 냄새를 통해 주인과 낯선 이를 분간한다고 전했다. 이들의 조사 성과는 지난달 말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인간의 냄새에 대한 집고양이의 행동반응을 다각적으로 들여다봤다. 수컷 11마리와 암컷 19마리 등 집고양이 30마리를 모은 연구팀은 주인 17명 및 접점이 전혀 없는 인물 8명의 냄새 샘플을 만들었다.
고양이가 냄새로 집사와 낯선 사람을 구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인공지능(SORA) 생성 이미지」
고양이들 앞에는 세 가지 플라스틱 튜브가 놓였다. 각 튜브에는 ▲주인의 겨드랑이, 귀 뒤, 발가락 사이 냄새를 묻힌 면봉 ▲만난 적 없는 사람의 같은 부위 냄새를 묻힌 면봉 ▲냄새가 나지 않는 면봉을 넣었다.
도쿄농대 우치야마 히데히코 교수는 “실험 결과 고양이는 주인 냄새는 짧게, 낯선 사람의 냄새는 훨씬 오래 맡았다”며 “아무래도 고양이들은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냄새를 인간 식별에 사용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냄새에는 더 주의를 기울이되, 주인 냄새는 이미 잘 알기 때문에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며 “새끼가 어미 냄새보다 낯선 암컷 고양이의 냄새를 더 오래 맡는 등 비슷한 패턴은 선행 연구에서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고양이의 냄새 식별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튜브 「사진=도쿄농업대학 공식 홈페이지」
이번 연구에서 고양이는 미지의 냄새는 오른쪽 콧구멍에서 맡고, 그 후 왼쪽으로 전환하는 습성도 관찰됐다. 우치야마 교수는 “고양이는 익숙한 냄새는 왼쪽 콧구멍, 알지 못하는 냄새는 오른쪽 콧구멍에서 맡는 경향이 강했다”며 “아마 고양이들은 새로운 냄새 정보를 우뇌로 처리하고, 그 냄새에 익숙해져 정형적 반응이 확립되면 좌뇌가 역할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연구팀은 고양이가 우뇌와 좌뇌를 구분해 사용하고, 우측 콧구멍이 얻은 정보는 우뇌에서 새로운 자극으로, 좌측 콧구멍의 정보는 좌뇌에서 이미 알려진 자극으로 처리할 가능성을 떠올렸다.
또한 연구팀은 고양이의 성격이나 성별에 따라서도 냄새 맡는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신경질적인 수컷 고양이는 서로 다른 튜브를 바쁘게 오가며 냄새를 맡는 경향이 있었다.
고양이도 개나 다른 동물처럼 후각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사진=pixabay」
반면 온화하고 협조적인 수컷 고양이는 침착하게 냄새를 맡았고 튜브에 접근하는 횟수도 적었다. 암컷 고양이의 경우, 성격에 따른 냄새 맡는 방법의 차이는 덜했다.
선행 연구들은 고양이도 다른 동물처럼 냄새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고 영역을 확인하며 동료와 소통하는 것을 보여줬다. 고양이가 주인 목소리를 인식하는 사실도 이미 판명됐다. 개처럼 인간의 감정을 냄새로 식별하는 고양이도 보고됐다.
우치야마 교수는 “우리 연구에서 사용된 냄새 자극은 고양이가 아는 인물과 모르는 인물 각 1명씩의 것”이라며 “향후 고양이가 알고 있는 여러 인물의 냄새 자극을 이용한 행동 실험이 필요하며, 주인 냄새에만 반응하는 특정한 행동 패턴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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