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이상 재활용”… 요즘 진심 통한다는 르노, 진짜 전기 SUV 초읽기

(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오는 2025년 하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 르노의 전략 모델이 출격할 예정이다. 이름은 ‘세닉 E-Tech 일렉트릭’. 한때 미니밴으로 친숙했던 세닉이 전기 SUV로 돌아오며,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정체성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르노코리아는 서울 성수동에서 해당 차량을 사전 공개한 바 있으며, 이달 6월 27일부터 공식 계약이 시작된다.

2025년 6월 6일 기준,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은 국내 환경부 인증까지 모두 완료하면서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르노코리아 측은 2025년 8월 말~9월 사이 정식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 차량은 유럽에서 이미 ‘2024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된 바 있다.

세닉 E-Tech 일렉트릭은 이름만큼이나 친환경에 진심이다. 차량의 질량 중 90% 이상이 재활용이 가능하며, 대시보드의 80%, 도어 수납함의 45%, 시트 커버는 최대 100% 재활용 소재로 구성됐다. 실내에는 가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신 피마자유 기반의 비건 소재와 재활용 플라스틱을 적용하는 등 지속 가능성을 철저히 고려했다. 환경을 생각한 설계가 이 모델의 핵심 가치를 이룬다.

르노는 이 모델을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의 상징으로 내세운다. 이를 위해 배터리 모듈도 수리와 교체가 용이한 구조로 설계돼, 유럽 내 20개 이상의 정비 센터에서 손쉽게 유지보수가 가능하다. 폐기보다는 수명을 연장하는 접근이다.

성능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출시될 모델은 87kWh 용량의 LG에너지솔루션 NCM 배터리를 탑재하며, 환경부 인증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443km(상온 복합 기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이는 경쟁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 5나 기아 EV3, 폭스바겐 ID.4와 비슷하거나 약간 앞서는 수준이다. 최고 출력은 160kW(약 215마력)이며, 제로백은 7.9초로 실생활 주행에 넉넉한 성능을 확보했다.

미래적 디자인과 고급 편의 사양으로 무장

외관은 르노 세닉 비전 콘셉트를 그대로 반영해 미래적인 인상을 준다. 내부는 디지털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고급스럽고 첨단 기술이 가득하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인치 오픈 링크 디스플레이는 구글 오토모티브 기반으로 작동하며, 내비게이션부터 충전소 안내까지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이다.

특히, 음성 명령으로 제어 가능한 솔라베이(Solarbay) 파노라마 루프는 투명도를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PDLC 기술이 적용돼 고급 세단에서나 보던 사양을 전기 SUV로 끌어왔다. 루프 무게는 기존 대비 6~8kg 가벼워졌고, 헤드룸은 30mm 더 확보돼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또한, 2열 승객을 위한 ‘스마트 암레스트’에는 USB-C 포트는 물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거치대까지 탑재돼 뒷좌석 탑승자 편의도 세심히 고려됐다. 여기에 운전자를 자동 인식해 시트와 미디어 설정을 맞춰주는 인공지능 기능도 포함돼,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호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 경쟁력은 관건… 전기차 보조금 변수 주목

현재 유럽 기준 세닉 E-Tech의 가격은 약 5천 800만 원 선이지만,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4천만 원대 중후반을 점치고 있으며,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3천만 원대 후반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도 가격은 성공을 위한 핵심 변수다.

경쟁 모델로는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3, 니로 EV, 폭스바겐 ID.4, 테슬라 모델 Y 등 쟁쟁한 SUV들이 있지만, 세닉 E-Tech는 ‘유럽 올해의 차’ 수상 이력과 차별화된 친환경 설계, 가족 친화적 공간 활용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수 있다. 특히, 솔라베이 루프나 스마트 리어 암레스트 등 차별적 사양은 소비자 경험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 요소다.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기준, 르노 세닉 E-Tech

르노 세닉 E-Tech 일렉트릭은 단지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차량이 아닌, 환경을 생각하고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된 진정한 ‘지속 가능한 패밀리 SUV’라 할 수 있다. 고급 사양과 실용성, 친환경성을 모두 겸비한 이 모델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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