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무대를 장악했던 ‘행사왕’의 위엄
김장훈은 한때 연간 400건의 행사와 50개가 넘는 광고를 소화하며 가요계 최고 바쁜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가 벌어들인 연 수익은 약 80억 원에 달할 정도였고, ‘무대 체질’이라는 말처럼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살아있는 공연의 전설로 불렸다. 하지만 그는 이 막대한 수익을 쌓기보단 썼다. 아니, 기부했다. 누적 기부금만 200억 원을 넘겼고, 광고 출연료 역시 “기부 이미지로 찍은 광고이니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며 단 한 푼도 챙기지 않았다.

🏠 월세 살이, 그럼에도 행복한 이유
그토록 많은 돈을 벌었던 김장훈은 현재 서울 강남의 작은 월셋집에서 산다. 보증금 3,000만 원에 매달 월세를 내며 살고 있지만, 공연 수입은 줄었고 코로나 이후에는 몇 달치 월세가 밀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적자가 날수록 행복하다”고 말한다. “적자가 나도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라며, 손해를 보더라도 무대를 이어가는 이유를 담담하게 전한다. 무대는 그의 삶이고, 사람들과 호흡하는 공연은 여전히 그를 숨 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 병약했던 유년기, 그리고 지금의 고통
그가 이런 인생을 살게 된 데에는 아픈 성장기가 한몫했다. 어릴 적 병약했던 그는 지금도 공황장애와 성대결절로 수십 개의 약을 늘 들고 다닌다. 터널을 지나거나 고층 건물에 들어서면 갑작스레 심장이 요동치고, 말을 하지 못하던 시절엔 마이크 앞에 서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로 가족에게 100억 원을 남기고 떠나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그는 자신이 가진 것을 최대한으로 쓰고자 했다. 그의 인생은 단순히 음악을 하는 삶이 아니라, 책임과 꿈이 겹쳐진 진심 그 자체였다.

🧡 그냥 좋아서 하는 기부
기부는 김장훈에게 의무가 아닌, 순수한 즐거움이다. 그는 “그냥 좋아서 한다”고 말한다. 청소년 할인, 장애인 무료 공연도 포기하지 않으며, ‘적자’라는 단어에 쫓기기보단 ‘보람’이라는 단어에 마음을 둔다. 그래서 그의 무대는 항상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든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단순히 돈을 주는 기부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존중이 그 중심에 있다. 그것이 김장훈을 ‘기부천사’로 만든 진짜 이유다.

📌 오늘도 꿈꾸는 무대 위의 삶
“한 번 사는 세상인데 그것밖에 못 했나.” 200억 기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김장훈의 대답이다. 과거 놀림처럼 붙었던 ‘숲튽훈’이라는 별명조차도 웃으며 받아들이고, 짜깁기 영상에 놀림을 당하다가 정이 든 사람들과 지금은 무대를 나눈다. 최근 그의 공연 관객의 절반은 10대와 20대다. 집도 차도 없지만, 그는 여전히 노래하고 있고,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란다. “잘 죽는 게 꿈이다. 그건 잘 살겠다는 말이다.” 김장훈의 무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의 삶은 여전히, 지금도 진행 중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