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은 세상에서 가장 솔직해야 할 공간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곳에서도 자신을 숨긴다.
아무도 보지 않는데도, 진심을 있는 그대로 쓰지 못한다. 왜 사람은 일기장 속에서도 거짓을 쓰는 걸까?
1.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 믿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이 너무 추하거나 이기적으로 느껴질 때, 그것을 솔직히 적는 일이 불편해진다. 일기장에라도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이 있다.
결국 일기는 타인을 위한 글이 아니라, 이상적인 자아를 위한 연출이 된다.
2. 나쁜 기억은 지우고 싶기 때문이다
일기 속에서 실수나 실패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 기억은 불편한 진실보다 견딜 수 있는 허구를 택한다.
일기의 거짓은 자신을 속이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다. 인간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존재다.
3. 미래의 나에게 부끄러움을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일기장은 종종 ‘미래의 나’에게 말을 거는 창이 된다. 그래서 지금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주저하게 된다.
오늘의 나보다 ‘기억될 나’를 위한 글을 쓰게 된다. 인간은 기억마저 연출하려는 존재다.
4. 진짜 감정과 마주할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감정은 때때로 너무 적나라하다. 인정하기엔 너무 질투나고, 드러내기엔 너무 추한 감정 앞에서 사람은 고개를 돌린다.
결국 솔직함은 용기의 문제다. 일기의 거짓은 마음의 두려움이 흘러나온 흔적이다.
일기에도 거짓을 쓰는 이유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거짓말은 타인을 속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지탱하려는 연출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깊은 위로는, 가장 솔직한 기록에서 시작된다. 때로 진실을 적는 손이야말로 가장 용감한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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