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Gran Berlinetta Concept / X Gran Racer Concept[사진 = 제네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281fa0c3-fee2-4a94-bb6b-2d2642079fb3.png)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르망 24시간 레이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단순한 자동차 경주가 아니다. 기술력과 내구성, 브랜드 철학까지 종합적으로 검증받는 무대로, 포르쉐·페라리·벤츠·람보르기니 같은 전통의 퍼포먼스 브랜드만이 진정한 존재감을 인정받는 자리다.
그런 르망의 무대에 ‘제네시스(Genesis)’가 등장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이자, 프리미엄 세단 중심 이미지로 알려졌던 이 브랜드가 V8 하이브리드 하이퍼카를 앞세워 도약에 나선 것이다.
2025년 6월 13일(현지시각), 프랑스 르망 현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 팀은 차세대 하이퍼카 GMR-001의 개발 현황과 향후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는 단순한 레이스 참가 선언이 아니라, 글로벌 럭셔리 퍼포먼스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제네시스의 정체성 재정의 선언으로 해석된다.
![[사진 = 제네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2e31866b-a1ea-4ae1-8cd0-509d67668bc0.png)
GMR-001은 1.6리터 터보 엔진 두 개를 결합한 트윈터보 V8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다. 이 기술은 현대모터스포츠가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수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전동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전통성과 미래성을 동시에 담아낸 구조다.
올해 2월 동력계 초기 시동 테스트를 마쳤고, 6월 기준으로는 통합 다이노 테스트(Dyno Test: 엔진·변속기 통합 시뮬레이션 평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향후 프랑스의 폴 리카르드(Paul Ricard) 서킷이나 라샤르트(La Sarthe) 서킷 등에서 실주행 테스트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이퍼카, 퍼포먼스를 넘어선 이야기
이 차량은 단순히 빠른 차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제네시스는 GMR-001을 통해 퍼포먼스와 전동화 기술이 만나는 ‘기술적 서사’를 구축하려 한다. 애스턴마틴의 발할라(Valhalla), 람보르기니 SC63과 같이 LMDh 규정(Le Mans Daytona Hybrid)에 맞춰 개발된 하이퍼카들과 유사한 방향성을 갖는다.
즉,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며 ‘왜 이 브랜드가 빠른가’보다는, ‘어떤 철학으로 달리는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지는 흐름에서 제네시스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진 = 제네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08aeb97d-4d0f-40c6-b3a9-2f27ae6cd8d8.png)
르망 탐색전… LMP2 실전 참전으로 기반 다지기
2025년 제네시스는 아직 GMR-001로 본격 출전하지 않지만, LMP2 클래스를 통해 르망에 첫발을 디뎠다. GMR 팀은 프랑스의 유명 레이싱 팀 IDEC 스포츠와 협력해 #18 오레카 07(Oreca 07) 머신으로 참가했다.
드라이버 라인업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여성 드라이버로 주목받는 제이미 채드윅(Jamie Chadwick), 바르셀로나 ELMS 우승 경험을 지닌 마티스 조베르(Mathys Jaubert), 르망 3회 우승자 안드레 로테러(André Lotterer)가 힘을 보태며 실전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레이스 참여가 아니라, 2026년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 2027년 미국 IMSA 시리즈 공식 데뷔를 위한 조직·기술 축적 과정이다.
![[사진 = 제네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ad869774-adc7-40a0-ad36-3485948f8301.png)
유럽 시장 본격 진입, 퍼포먼스와 럭셔리 동시 공략
르망 현장에서 제네시스는 유럽 4개국 시장 진출 계획도 공식화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에 전동화 모델 중심(GV60, G80 EV 등)으로 진입하며, 2026년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이번 유럽 진출은 단순한 판매 확대가 아닌,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감성적 체급 상승이 핵심이다. 벤츠 AMG, BMW M처럼 하이엔드 퍼포먼스를 갖춘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기 위한 포석이다.
![[사진 = 제네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f2880268-32ed-4310-a7fc-b1613071a3da.png)
감성 경쟁력은 여전히 과제… 아직은 입장 단계
다만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하다. GMR-001은 아직 정식 레이스에 데뷔하지 않았고, 제네시스를 대표할 퍼포먼스 상징 차량도 부재하다. 반면 람보르기니엔 레부엘토(Revueltο), 애스턴마틴엔 발키리(Valkyrie) 같은 ‘포스터카’가 있다.
브랜드 역사, 감성적 상징, 팬덤 형성 등 럭셔리 스포츠 브랜드로서 필요한 여러 감각적 요소는 아직 축적 중이다.
![[사진 = 제네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61eb4acf-b104-4359-ba26-a4e89c0d0485.png)
결국, 제네시스는 ‘그 테이블’에 앉았다. 이제 증명할 차례다
르망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브랜드의 기술과 방향성, 서사를 동시에 증명해야 하는 진입 장벽이 높은 레이스다. 제네시스는 이제 막 문을 열고 들어섰다.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던 말은, 이제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는 현실로 바뀌었다.
하지만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다. 하이퍼카 GMR-001이 실제 트랙에서 무엇을 보여줄지, 그리고 그 기술이 향후 제네시스 전기차(GV90, G70 고성능 버전 등)에 어떻게 연결될지는 여전히 진행 중인 이야기다.
2026년 WEC 데뷔가 그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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