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현대자동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46f55bfb-181f-43cc-98cc-71c1e370fb8a.png)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일본차가 더 안전하다고요?” 자동차 선택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안전 평가에서 현대차그룹이 일본 브랜드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라운 반전도 존재했다. 현대의 대표 패밀리 SUV, 팰리세이드가 충격적인 결과를 받으면서 ‘가장 안전한 가족차’라는 이미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25년 6월 16일,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2025년 충돌 평가에서 총 15개 차종이 TSP+(Top Safety Pick Plus) 또는 TSP 등급을 획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2위 마쓰다(8개), 3위 혼다(7개)와 비교해도 두 배 가까운 수치로, 현대차그룹이 명실상부 글로벌 안전 리더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이 평가에서 가장 주목할 변화는 ‘뒷좌석 탑승객 안전성’에 대한 강화된 기준이다. IIHS는 2025년부터 전면 중간 충돌 시험(updated moderate overlap front test)에 뒷좌석 더미를 추가했다. 이 더미는 12세 아동 혹은 체격이 작은 여성의 신체 조건을 반영한 것으로, 실질적인 사고 상황을 고려해 뒷좌석 부상 위험을 세밀하게 측정하도록 설계됐다.
![[사진 = 현대자동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8b0298cb-0f8e-4da2-9c53-a37ab4514fed.png)
과거에는 뒷좌석 안전에 다소 관대했던 평가 기준이 이제는 오히려 전면 충돌보다 더 까다로워졌다. 새로운 기준 아래, TSP+ 등급을 받기 위해선 뒷좌석에서도 ‘훌륭함(Good)’ 등급을 받아야 하며, 단순히 ‘양호함(Acceptable)’으로는 통과되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발맞춰 아반떼(엘란트라), 쏘나타, 아이오닉 5, 투싼, 코나 등 다양한 세단 및 SUV 라인업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는 GV60, GV70, GV80 등 고급 SUV 라인업에서도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했다. 기아 역시 EV9과 텔루라이드가 TSP+에 이름을 올리며 패밀리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사진 = 현대자동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3dee0ea8-b0df-4318-8423-0d662f7309ad.png)
그런데 문제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다. 형제차인 기아 텔루라이드는 최고 등급을 획득했지만, 팰리세이드는 ‘모두 중복 전면 충돌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미흡(Poor)’ 판정을 받았다. 가족 중심의 SUV로 잘 알려진 팰리세이드의 이런 결과는 소비자에게 강한 반향을 일으켰다.
IIHS는 평가 보고서에서 “팰리세이드의 뒷좌석 더미가 가슴 부상 위험이 보통 수준이며, 어깨 벨트가 목 쪽으로 치우쳐 제 기능을 못했고, 골반을 지지해야 할 허리 벨트는 복부까지 올라가 내장 손상 가능성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TSP+는 물론 TSP 등급조차 획득하지 못했다.
![[사진 = 현대자동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9d107c35-95bb-48ca-83fe-59ee9f8604b3.png)
같은 플랫폼, 다른 결과… 무슨 일이?
흥미로운 점은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차라는 점이다. 비슷한 크기, 유사한 설계 철학, 동일한 그룹의 기술 기반을 가지고 있음에도 정반대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는 외형이나 마케팅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세부 안전 설계의 미세한 차이가 실제 성능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IIHS에 따르면 2024년 8월 이후 생산된 팰리세이드 일부 모델에서는 뒷좌석 구조를 개선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이번 평가에 반영된 시점의 모델은 여전히 기준에 못 미쳤다. 단순한 연식보다도 정확한 생산 시점과 개선 여부가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진 = 현대자동차]](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6/CP-2025-0024/image-bb265b2e-b11f-4bcf-9b6f-f00bb9ae2de0.png)
SUV 구매자에게 던지는 뚜렷한 메시지
SUV는 넓은 실내와 높은 공간 활용도로 인해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 가장 선호되는 차종이다. 그러나 이번 평가 결과는 크기가 크다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뒷좌석은 대개 어린이와 노약자가 탑승하는 자리다. 이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차량이라면, 아무리 첨단 기능이 많고 실내가 고급스럽더라도 ‘가족차’로서의 가치는 의문을 남긴다.
IIHS는 매년 수천 건의 실제 사고 데이터를 분석해 평가 방식을 개선해나가고 있으며, 올해의 변화는 가장 현실적인 탑승 조건과 부상 위험 요소를 반영한 진일보된 기준이다. 단순한 테스트 통과를 넘어, 진짜 사고가 났을 때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차량인지가 이제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강화된 기준에서도 다수의 차종이 우수한 성적을 거둬 자랑스럽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최고 수준의 안전과 품질을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팰리세이드의 사례는 그룹 내부에서도 개별 차종마다 세밀한 품질 검토와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자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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