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테슬라가 최근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 모델3 가격을 대폭 인하한 가운데, 정작 한국은 가격 조정 대상에서 또다시 제외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역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가격 인하 조치는 지난 5월 22일 테슬라 재팬을 통해 단행됐다. 테슬라는 일본 시장에서 모델3 전 라인업의 가격을 최대 55만 엔(한화 약 530만원)까지 인하했으며, 특히 기본 모델인 후륜구동(RWD) 트림의 경우 가격을 45만3000엔이나 낮췄다.
이로 인해 해당 모델의 공식 판매가는 486만 엔으로 조정되었고, 여기에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87만 엔의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최종 실구매가는 399만 엔, 즉 약 3800만원 선까지 떨어진다.
반면 같은 날 기준, 테슬라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된 모델3 RWD의 판매가는 여전히 5199만원이었다. 고성능 모델인 퍼포먼스 트림은 6939만원에 이르며, 정부 보조금을 포함하더라도 실구매가 차이는 일본 대비 700만~800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가격 격차는 단순 환율 차이를 넘어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한국 시장 소외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4월에도 테슬라는 미국과 유럽,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선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대대적으로 인하한 반면, 한국은 그 대상에서 빠졌다. 올해 들어서도 미국 내에서는 세금 혜택 조정과 함께 실질적 가격이 인하된 반면, 한국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테슬라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내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견고하기 때문에 굳이 가격 인하 유인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큰 테슬라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환율, 세금, 물류비용 등 다양한 구조적 요인이 가격차의 배경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본 역시 수입차 유통구조와 보조금 체계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단순히 외부 요인으로만 설명하기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이 같은 가격 정책은 소비자 신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테슬라가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사이버트럭 출시 당시에도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고, 초급속 충전소 확대 정책 역시 일본과 중국이 먼저 적용되는 사례가 있었다.
높은 성능·디자인 만족도 불구, ‘가격’은 여전히 부담 요인
한편, 테슬라 모델3에 대한 실제 소유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네이버 마이카 실사용자 평점 데이터에 따르면, 모델3는 1511명의 참여자 평가에서 평균 9.0점을 받으며 전반적인 신뢰도를 입증했다. 특히 주행 성능 부문에서는 거의 만점에 가까운 9.6점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평가를 받았다.
모델3는 듀얼모터 기반 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인 주행감을 제공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대에 도달하는 퍼포먼스 트림은 내연기관 스포츠카 못지않은 가속 성능을 보인다. 또한 정밀한 가속 페달 반응성과 무소음 주행 등은 오너들로부터 꾸준히 호평받는 요소다.
디자인 항목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내외 디자인의 경우 각각 9.4점, 9.3점을 기록했으며, 매끈한 외관과 매립형 손잡이, 미니멀리즘 철학이 반영된 실내 구성 등은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차량의 모든 기능을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제어하는 시스템도 기술적 진보와 실용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평가다.
주행거리도 평균 9.3점을 기록했다. 1회 충전 시 약 500km 내외 주행이 가능하며, 이는 충전 인프라가 완벽히 갖춰지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도 실사용자들에게 충분한 안정감을 제공한다. OTA 업데이트를 통한 주행 효율 향상도 주행 거리의 실효성을 뒷받침한다.
가격 항목은 8.8점을 기록했다. 초기 구매 비용 자체는 부담스럽지만, 세제 혜택과 전기차 유지비 절감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경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실내 공간에 대한 평점도 긍정적이었다. 모델3는 바닥에 배터리를 배치한 구조 덕분에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하며, 트렁크와 프렁크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루프라인이 낮아 뒷좌석 헤드룸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일부 존재했다.
품질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7.9점을 받았다. 이는 미국 현지 생산 차량의 조립 품질과 마감 완성도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반영된 결과로, 단차나 내장재의 소재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OTA를 통한 신속한 소프트웨어 개선 능력은 경쟁 브랜드 대비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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