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기아의 대표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 유럽 시장을 위한 신형 모델로 다시 한 번 변화를 맞았다.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5세대 모델을 바탕으로, 유럽 소비자 취향에 맞게 차체를 컴팩트하게 줄이고 최신 사양을 대거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2025년 6월 유럽에서 첫 공개된 이번 유럽형 스포티지는 길이를 줄인 ‘숏바디’ 모델로, 유럽 내 소형 SUV 수요를 겨냥해 설계됐다. 기아는 GT-라인 트림을 포함해 총 세 가지 트림(Pure, GT-Line, GT-Line S)으로 구성해 선택 폭을 넓혔다. 이번 신형은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되며 3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다.
스포티지 유럽형 모델은 전면부에 기아의 최신 디자인 언어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반영했다. 스타맵 시그니처 주간주행등이 타이거노즈 그릴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세련된 인상을 준다. 수직형 LED 헤드램프와 범퍼 디자인도 GT-라인에서 보다 역동적으로 변형되었다.
차체 크기는 전장 4,540mm, 전폭 1,865mm, 전고 1,650mm, 휠베이스는 2,680mm로, 기존 국내형 모델보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줄어들어 도시 주행에 특화됐다. 특히 두꺼운 D-필러 디자인은 유럽형 모델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17인치부터 19인치까지 세 가지 크기의 휠이 적용돼 선택의 폭이 넓다.

실내는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시보드는 보다 날렵하고 현대적인 형태로 탈바꿈했고, 기존 대형 통풍구는 제거되어 한층 미니멀해졌다. 듀얼 12.3인치 커브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10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이루며, 스티어링 휠은 2스포크 디자인으로 미래적인 느낌을 더했다.
마이크로파이버 스웨이드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마감재 역시 인상적이다. 운전석 중앙부는 기어노브와 스위치 배열이 직관적으로 재정비되었고, 긁힘을 방지하기 위해 브러시드 메탈 소재로 마감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형 스포티지 유럽형의 핵심은 강력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이다. 전 모델이 1.6리터 4기통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하며, 여기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옵션이 제공된다.

엔트리급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연료 효율성과 스타트·스톱 성능을 높였고, 풀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대 235마력까지 출력을 끌어올렸다. GT-Line S에는 사륜구동이 탑재돼 험로 주행이나 고출력 주행에 적합하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PHEV 모델이다. 기존보다 무려 42마력이 향상돼 최고출력 283마력을 발휘한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푸조 하이브리드 모델과 견줄 수 있는 성능이다. 다만 전기모드 주행거리나 충전 효율성에 대한 정보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남는다.
안전 및 편의 기능은 한층 더 강화됐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기본이며, 기아 커넥트, OTA 무선 업데이트, 360도 서라운드 뷰, 멀티모드 오디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 등 최신 기술이 대거 적용됐다.

기아 스포티지는 영국에서만 2022년 이후 12만4000대 이상 판매되며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앞으로의 경쟁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 라브4, 마쓰다 CX-5 등의 신형도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대비 성능, 다양한 파워트레인 구성, 디자인 완성도 측면에서 기아 스포티지는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소형 SUV를 선호하는 유럽 고객의 취향에 맞춘 전략이 적중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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