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가격에 GV80보다 크다”? 초대형 6인승 SUV, 패밀리카 데뷔

래디언스리포트 2025.06.18 조회수

(래디언스리포트 정서진 기자) 그랜저 가격에 GV80보다 큰 덩치를 갖춘 초대형 SUV가 등장해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중국 대표 자동차 브랜드 지리가 6인승 대형 SUV ‘갤럭시 M9’을 공개하면서, “이 가격에 이런 크기와 성능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첨단 AI 기술까지 갖춘 이 모델은 단순한 ‘가성비’ 이상을 노리고 있어, 국내 SUV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5년 5월 22일, 지리자동차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갤럭시 M9을 글로벌 최초 공개했다. 차량의 공식 가격은 아직 중국 시장 기준이지만, 20만~30만 위안(한화 약 3,800만 원~5,700만 원, 2025년 5월 환율 기준)으로 제시되며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드러냈다.

이는 국내 준대형 세단인 현대 그랜저의 기본 트림 가격과 비슷하며, 제네시스 GV80 대비 절반 이하 가격대다. 전장 5205mm에 달하는 차체는 GV80(4945mm)을 압도하며, 실내도 6인승 구성에 2열 독립 캡틴 시트를 탑재해 가족 단위의 패밀리카 수요를 적극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다. 갤럭시 M9에는 지리의 최신 모듈형 플랫폼인 GEA Evo가 적용되었고, 파워트레인은 4세대 하이브리드 기술 ‘Thor EM-P’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조합은 4.5초의 제로백 가속력과 1500km가 넘는 최대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한다. 복합 연비는 100km당 4.8L(약 20.8km/L 수준)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을 모두 살린 효율적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M9은 단순한 ‘싼 SUV’가 아니라, 실질적인 대형 하이브리드 SUV로서의 성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급 SUV를 위협하는 ‘기술+공간+가격’의 삼박자

M9의 내부 역시 경쟁력을 더한다. 3.7m의 실내 길이와 1.3m의 높이로 동급 SUV 중 최대급 공간을 제공하며, 30인치 통합 스크린과 퀄컴 8295 칩 기반의 AI 스마트 캐빈, 라이다(LiDAR) 센서를 포함한 첨단 자율주행 보조 시스템까지 갖췄다.

특히 AI 기반의 디지털 섀시는 로터스 엔지니어링이 튜닝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주행 안정성에도 기대가 모인다. G-파일럿 H5 시스템은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보조를 제공하며, 이는 고속도로 및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의 실사용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디자인에서도 확인된다. 전면부의 주간 주행등은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이름 아래 816개의 LED가 설치돼 시각적 임팩트를 극대화했으며, 실내 구성은 중국 전통 주거 양식인 ‘삼진원’에서 영감을 받았다.

특히 최근 유행인 히든 도어 핸들이 아닌 클래식 도어 핸들을 택한 점은 실용성과 유지관리 면에서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는 “GV80 차주들은 히든 핸들이 긁힐까봐 조심한다”는 소비자 경험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도 읽힌다.

GV80·그랜저와의 비교, 진짜 경쟁력은?

M9은 단순한 대형 SUV를 넘어서 제네시스 GV80과 정면으로 비교될 수 있는 스펙을 보인다. 차체 크기는 GV80보다 크고, 가속력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동일하거나 더 빠르며, 연비는 비교 불가할 정도로 뛰어나다.

GV80 3.5T 풀옵션 모델이 1억 원을 넘나드는 반면, M9은 절반 가격에 이와 비슷한 수준의 기술과 크기를 제공한다. 물론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리 브랜드의 AS망, 부품 수급, 장기 내구성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변수로 작용한다.

하지만 과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부정적 인식은 BYD와 같은 브랜드가 전기차 시장에서 성능과 가성비로 돌파한 사례처럼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만약 M9이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된다면, 국산 SUV가 누리던 ‘브랜드 프리미엄’ 중심의 가격 책정 방식에도 일정한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수입차-국산차-중국차 삼파전 구도 변화?

과거 SUV 시장은 “수입차는 비싸고 국산차는 합리적”이라는 고정된 도식이 있었다. 그러나 M9은 이 구도를 무너뜨릴 수 있는 ‘제3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은 국산차 수준이고, 기술력과 크기는 프리미엄 수입차급이라는 독특한 포지셔닝 때문이다.

이는 향후 SUV 시장의 가격 지형도를 바꾸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으며, 특히 공간과 효율성, 주행 성능을 중요시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층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M9이 실제로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혹은 단지 또 하나의 흥미로운 ‘외산 SUV 소식’으로 머물지는 향후 지리의 국내 진출 여부와 전략에 달려 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제 그랜저 가격으로 GV80급 덩치를 갖춘 SUV를 말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사 요약

2025년 5월, 갤럭시 M9 밀라노서 첫 공개

중국 기준 3,800만 원부터 시작, 국내 그랜저급 가격

전장 5205mm, GV80보다 큰 초대형 SUV

하이브리드 파워로 제로백 4.5초, 주행거리 1500km

AI 섀시·30인치 스크린·라이다 기반 자율주행 등 탑재

디자인은 중국 전통 양식과 첨단 기술의 조화

고급 SUV 시장 구조 변화 촉진할 가능성

국내 소비자 인식 변화 여부가 향후 관전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