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일 줄이야”… 현대 일렉시오, 아이오닉급 스펙 공개

래디언스리포트 2025.06.18 조회수

(래디언스리포트 신재성 기자) 2025년 5월,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야심 차게 내놓은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가 실체를 드러냈다. 단순한 지역 전용 모델이 아니라, 아이오닉 계보를 잇는 고성능 전기차로서 중국 소비자들을 정조준한 전략차종이다. 예상보다 훨씬 더 진화된 기술 스펙에 업계와 소비자 모두 놀라고 있다.

최근 공개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일렉시오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8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글로벌 모델인 아이오닉 시리즈와 동일한 전동화 핵심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는 독립적으로 출범해, 중국 현지 소비자의 선호를 정면으로 반영한 전략 모델로 포지셔닝됐다.

플랫폼은 같지만 접근 방식은 분명히 다르다. ELEXIO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EV 아이오닉과 달리, 중국 시장 전용 독립 브랜드로 개발되었다. 내부 개발 코드명 OE1c에서 ‘E’는 아이오닉 계열임을, ‘c’는 중국 시장 전용임을 의미한다. 이는 현대차가 현지화 전략을 얼마나 철저히 실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렉시오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스펙에서 드러난다. 101.7kWh의 대형 배터리팩을 탑재해 중국 CLTC 기준 7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는 현재 시중에 출시된 현대차 전기차 중 아이오닉 9을 제외하면 최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초급속 충전 기능을 갖춘 800V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 잔량 3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단 27분이면 충분하다.

스펙 이상의 경쟁력도 돋보인다. Qualcomm Snapdragon 8295 칩셋을 기반으로 한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AI 기반 음성제어 기능과 연결되며, 대형 언어 모델(LLM)을 탑재한 스마트 어시스턴트 역할까지 수행한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역할을 겸하는 27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차량 내부의 미래지향적인 감각을 완성한다.

여기에 화웨이(Huawei)의 첨단 ADAS 시스템이 통합되면서, 고속도로 주행 보조 기능(L2+)은 물론이고, 향후 도심 자율주행 기능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특히 HarmonyOS 기반의 주행 솔루션이 적용되면서, 중국의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외관 디자인도 전기차 전용 모델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전면 주간주행등(DRL)은 중국에서 길조로 여겨지는 숫자 8과 ‘크리스탈’ 모티브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고, 전면부 라이트 바와 점등형 현대 로고는 첨단 이미지를 극대화한다. 측면은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과 숨겨진 도어핸들, 20인치 멀티스포크 휠 등으로 강인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남긴다.

후면부는 미니멀한 감각을 유지하며, 일자형 리어램프와 감춰진 리어 와이퍼, 그리고 유리면에 삽입된 현대 로고를 통해 고급감을 더했다. 실내는 물리 버튼을 없앤 미니멀 대시보드, 운전자를 감싸는 콕핏 구성, 고급 색상 조합 등으로 구성되며, OTA 업데이트와 스마트폰 원격 제어 기능까지 지원해 사용 편의성과 기술적 정교함을 모두 갖췄다.

현대차가 일렉시오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단순히 ‘한 대 잘 팔아보자’는 수준의 전략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누적된 4조 원 이상의 손실을 반전시킬 핵심 카드로, ‘엘렉시오’는 사실상 현대차의 구조조정 이후 중국 재도약의 첫 걸음이다. 충칭공장 매각, 창저우공장 매각 추진 등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여온 현대차는, 2025년 1분기 베이징현대의 손실을 전년 대비 1,000억 원 이상 줄이는 데 성공하며, 회생 가능성을 보여줬다.

더불어, 일렉시오는 중국 내수에 국한된 모델이 아니다. 중국 현지 생산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수출 거점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생산 효율성과 물류 비용을 줄이면서, 과잉공급 문제를 완화하는 전략적 포석이다.

결국 일렉시오는 단지 중국 소비자만을 위한 차량이 아니다. 그것은 글로벌 EV 시장에서 현대차가 재정비한 전동화 전략의 시험장이자, 성패를 가를 전선이기도 하다. 아이오닉의 기술력을 품고, 아이오닉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벗은 채, 더욱 날것으로 돌아온 이 모델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향해 진격을 시작했다.

하반기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일렉시오가 과연 중국 전기차 시장의 ‘피비린내 나는 경쟁’ 속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그리고 현대차가 이 모델을 통해 잃어버린 중국 시장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다.

기사 요약

아이오닉 DNA 품은 중국 전용 전기 SUV

101.7kWh 배터리, CLTC 기준 700km 주행

800V 초급속 충전 지원 (27분 충전)

화웨이 ADAS, AI 음성비서·HUD 탑재

중국 현지 생산, 동남아 수출 전략 병행

4조 손실 후 현대차의 재도약 승부수

E-GMP 기반 기술력, 고급 감성까지 겸비

하반기 본격 판매로 실적 반등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