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디언스리포트 용태영 기자) 깊은 산의 정취와 오래된 탄광의 흔적, 그리고 시원한 동해 바다가 하나의 여정으로 이어지는 길.
강원특별자치도가 국내 1호 관광도로 지정을 목표로 조성한 ‘강원 네이처로드’ 5코스는 ‘깊은산 드라이브길’이라는 이름처럼,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다.
189km에 달하는 이번 코스는 정선 소금강 전망대를 시작으로 화암약수, 태백 철암탄광 역사촌, 삼척의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와 임원항, 새천년해안도로, 정선 나리소 전망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풍경과 이야기를 품은 드라이브 여정이다.
강원도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2020년부터 함께 추진해 온 강원 네이처로드는 국토교통부가 올해 본격 시행에 나선 관광도로 지정 제도를 통해 국내 첫 사례로 지정받기 위해 7개 코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 중 5코스는 ‘산의 이야기와 바다의 위로’라는 테마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산 너머 이야기, 그리고 탄광의 시간
여정의 출발점은 작은 금강이라 불리는 ‘정선 소금강 전망대‘다. 절벽과 계곡이 어우러진 이곳은 이름처럼 금강산에 견줄 만한 비경을 자랑한다. 아름다운 경치 속을 달리다 보면 깊고 맑은 약수가 솟는 화암약수에 도착하게 된다. 약수터는 단순한 쉼터를 넘어, 정선 사람들의 일상과 역사가 녹아 있는 장소다.
이어지는 태백 구간은 한때 산업화를 이끌던 중심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다. ‘철암탄광‘ 역사촌에서는 석탄을 캐던 광부들의 삶과 노동의 흔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낡고 어두운 건물들은 과거의 영광을 기억하게 하며, ‘검은 땀’의 시대를 상기시킨다. 여기서 느껴지는 감정은 단순한 향수가 아닌, 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통리 삼거리‘에 이르면 폐광을 활용한 문화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태백의 정서를 좀 더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도 유명해, 문화적 감성도 함께 더해진다.
고산지대를 지나 도착하는 곳은 바로 삼척의 ‘덕봉산 해안 생태탐방로‘다. 기암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진 탐방로를 걷다 보면, 굽이진 해안선의 매력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지는 임원항은 싱싱한 해산물과 어민의 삶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사계절 언제나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어, 여행자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삼척 새천년해안도로‘는 파란 바다와 함께 달릴 수 있는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다. 바다와 맞닿은 도로 옆에는 파도와 바람이 조각한 기암괴석이 줄지어 서 있으며, 차창을 열면 바닷바람과 파도소리가 온몸을 감싼다.
여정의 마지막은 다시 정선으로 향하는 ‘나리소 전망대‘다. 동강 물길과 기암절벽, 백운산 자락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정선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고요하게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숲의 향기가 감도는 이 길은 여행의 끝자락에서 주는 차분한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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