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느낌 있더라니…” 중국차 맞아? 롤스로이스 닮은 EV세단

래디언스리포트 2025.06.20 조회수

지난 4월 25일, 상하이오토쇼 현장에서 “진짜 이게 중국차 맞아?”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SAIC의 보급형 브랜드 로위(Roewe)가 공개한 콘셉트 전기 세단 ‘펄 오브 차이나(Pearl of China)’ [사진 = 로위(Roewe)]

SAIC의 보급형 브랜드 로위(Roewe)가 공개한 콘셉트 전기 세단 ‘펄 오브 차이나(Pearl of China)’가 그 주인공이다. 화려한 금빛 디테일과 우아한 곡선미, 그리고 롤스로이스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은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카뉴스차이나와 카스쿱스 등 외신은 “이 차,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정답”이라며 해당 차량이 재규어의 신형 전기차 타입 00(Type 00)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모방을 넘어서 고유의 럭셔리 감성과 비전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롤스로이스·부가티 출신 디자이너가 그렸다

이 차량을 디자인한 인물은 바로 요제프 카반(Josef Kaba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은 부가티 베이론의 외장을 만든 디자이너이자, 2019년엔 롤스로이스 디자인 총괄까지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2024년 SAIC에 합류한 뒤 로위 브랜드의 방향성을 새롭게 설계하며, 이번 ‘펄’ 콘셉트를 통해 그 첫 성과를 드러냈다.

외관은 단정하면서도 대담하다. 전면부는 두꺼운 LED 조명 바와 함께 발광되는 로고가 우아하게 빛나고, 프레임리스 ‘수어사이드 도어’는 롤스로이스 팬이라면 익숙한 장치다. 특히 금색으로 포인트를 준 윈도우 라인과 곡선 위주의 차체는 단순한 고급스러움을 넘어 브랜드의 야심마저 드러낸다.

실내는 호텔 라운지급…

차량 내부는 더욱 파격적이다. 4인석 구조에 중앙 플로팅 센터콘솔, 꽃병이 놓인 고정 테이블, 그리고 좌우 독립식 리클라이너 시트까지 갖춰졌다. 탑승객을 위한 공간 배치와 분위기 연출은 기존 로위가 ‘보급형’ 브랜드였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운전석에는 타원형 스티어링 휠과 대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으며, 전자식 후사경과 감춰진 A·D필러 디자인은 미래적 감성을 더한다. 특히 뒷좌석에 마련된 접이식 테이블과 무드 조명은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의 경험을 예고한다.

파워트레인 정보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면 흡기구가 없는 점으로 미루어 완전 전기차일 가능성이 높다. SAIC 측은 해당 디자인이 로위 브랜드의 새로운 정체성이 될 것이라 밝히며, 향후 세단은 물론 SUV에도 동일한 콘셉트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차=저가’ 편견 넘다…SAIC의 전략적 전환점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고급스러운 콘셉트카가 SAIC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로위’에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로위는 본래 보급형~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였으나,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기술투자와 디자인 강화로 변화를 예고해왔다.

실제로 로위는 2023년, ‘니오 닮은꼴’로 불렸던 D7 EV를 출시해 610km의 주행거리를 기록했고, 이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한 번 충전과 주유로 2208km를 주행하며 기네스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는 로위가 단지 ‘싼 중국차’가 아닌, 기술력과 감성 품질을 함께 갖춘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펄’ 콘셉트는 양산 가능성은 열려 있으나 공식 확정되진 않았다. 하지만 이 차량이 보여준 디자인 언어와 방향성은 분명 로위가 이제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음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