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사람은 뇌졸중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플로스 원(PLOS One)」에 온라인 게재된 이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노인들 중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은 사람들의 뇌졸중 진단 사례를 조사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부모 이혼, 자녀의 뇌졸중 위험 높여
이번 연구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과 틴데일 대학, 미국 텍사스 알링턴 대학의 연구팀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미국인 13,205명을 대상으로 복합적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중 약 14%가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이었다.
각 그룹을 나눠서 분석한 결과,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다고 답한 그룹의 뇌졸중 발병률이 9명 중 1명 꼴로 확연히 높게 나타났다. 반대쪽 그룹에서는 15명 중 1명 꼴로 약 1.5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명확한 검증을 위해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다른 위험들을 재차 확인했다. 흡연, 신체 활동 부족, 낮은 소득수준과 교육수준, 당뇨, 우울증, 사회적 지원 부족 등 개인 건강, 경제적·사회적 요인 등 다방면에 걸친 위험 요소들을 고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그룹의 뇌졸중 발병률은 약 61% 더 높게 나타났다.
부모 이혼 경험과 자녀 뇌졸중의 관계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것과 뇌졸중 사이에서 발견된 유의미한 연관성. 하지만 연구팀은 그 분명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즉,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이 자녀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높은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과도한 스트레스 호르몬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으로써, 뇌 기능 발달은 물론 스트레스 대응 능력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상황은 어떨까? 연구팀은 정서적 학대, 방치, 가족 구성원 중 정신질환자가 있는 경우, 부모의 약물 남용 또는 가정 내 폭력 등 유년기에 겪을 수 있는 여러 형태의 스트레스 요인들을 같은 방식으로 검토·분석했다.
하지만 이들은 뇌졸중 발병 위험과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직 부모의 이혼 경험만이 뇌졸중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의료적으로 활용 가능할 것
한편, 연구팀은 뇌졸중 발병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는 여러 요인들이 각각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갖는지를 확인해, 연구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는 것은 ‘당뇨’, ‘우울증’과 비슷한 수준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약 10년 전 다른 특성을 가진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같은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에도 다른 특성을 가진 인구집단을 타깃으로 같은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부모 이혼 경험과 뇌졸중 위험 사이의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짚어내기 위한 검증 작업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도 계속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이 내용은 임상의료 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는 여러 모로 활용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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