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선제 타격, 나탄즈·이스파한 등 핵심 시설 직격
2025년 6월 13일,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 공격은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과 이스파한 원자력 기술센터를 포함한 여러 핵 관련 시설을 겨냥해 진행됐으며, 핵 과학자 암살까지 병행된 고강도 작전이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이란이 몇 달 안에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한 결정”이라고 공습의 배경을 밝혔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공격 직후 발표한 브리핑에서, 나탄즈 내 지상 연료농축시설(PFEP)이 파괴되었으며, 전력 인프라 손상으로 주요 설비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스파한 원자력 기술센터에서는 우라늄 변환시설, 화학 실험실, 그리고 고농축 우라늄 제조 관련 신설 시설 4곳이 파괴되었고, 전반적인 시설 운영 능력에 큰 타격이 있었다는 것이 IAEA의 평가다.
60% 농축 우라늄 확보한 이란, ‘브레이크아웃 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미국 정보기관은 이란이 무기급 우라늄 농축(90%) 직전 단계인 60% 농축 우라늄을 이미 충분히 확보했으며, 이는 핵탄두 8~9개를 제작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IAEA는 지난 5월 분기 보고서에서 “이란은 무기급 농축 우라늄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 역량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으며, 고성능 원심분리기 조립 능력도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이란이 현재 실제 무기화 작업(즉, 핵탄두 설계·폭발장치 통합 등)에 착수한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켈시 대븐포트 군축 전문가 역시 “이란은 몇 달 내 무기급 핵분열성 물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실질적인 무기 제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즉, ‘브레이크아웃 타임’은 제로에 수렴하지만, 아직 ‘무기화 타임라인’은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이란의 대응: 핵 활동 강화와 대외 협박 동시에 진행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은 강경한 태도로 맞섰다. 외무장관 아바스 아락치는 “이스라엘이 핵 시설을 공격함으로써 국제법상 레드라인을 넘었다”고 규정하고,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한 보복공격을 실시했다.
이란은 동시에 새로운 농축시설 건설, 고성능 6세대 원심분리기 도입, 포르도 농축시설 강화 등 핵 프로그램 강화를 선언했다.
이란 반관영 통신에 따르면, 포르도 시설에서는 기존의 1세대 원심분리기(IR-1)를 제거하고, IR-6 기기로 대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농축 수준을 90%에 가깝게 높일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란 핵에너지기구(AEOI)는 “부셰르 원자로와 포르도 외에도 비공개 핵시설 몇 곳에 대한 우라늄 농축 작업을 병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향후 IAEA의 사찰을 우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포르도 지하시설, 미국의 벙커버스터 없이는 타격 불가
현재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곳은 이란 산악지대에 위치한 포르도 핵시설이다. 이곳은 지하 수십 미터 아래에 위치한 중첩 구조물로, 일반적인 공습이나 미사일로는 타격이 어렵다.
실제로 IA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포르도 시설의 주요 설비는 이번 이스라엘 공습으로부터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보유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투입되지 않는 이상, 포르도 시설을 파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벙커버스터 지원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배경이기도 하다.
대븐포트 국장은 “이란의 핵 기술 인력과 원심분리기 설계 능력을 감안하면, 물리적 파괴로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중단시키는 것은 어렵다”며, “포르도를 타격하지 못한다면, 이란의 단기적 핵확산 위험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핵협정의 붕괴, 군사적 해법만 남은 것인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이후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이후 이란은 지속적으로 농축 수준을 높이며 제재를 무력화했고, 2025년 현재, 과거 어떤 시점보다 핵무기 보유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다.
IAEA는 이란이 여전히 3곳의 미신고 핵시설에 대한 조사에 비협조적이라고 밝혔으며, 핵 관련 자료 은닉과 감시 카메라 해제, 사찰 인력 축소 등 불투명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외교적 타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스라엘의 단독 군사 행동으로 외교 채널은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의 문은 닫히지 않았다”면서도, 군사 작전 준비가 완료된 상태임을 인정했다.
2025년 6월 20일 현재,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폭탄 개발의 문턱에 도달했으며, 국제사회는 물리적 충돌과 외교적 협상의 기로에 서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은 확실한 제동을 걸지는 못했지만, 이란의 프로그램에 일시적인 혼란을 초래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핵시설 그 자체가 아니라, 이란이 이미 확보한 기술, 자산, 그리고 의지다.
군사적 해법만으로 이 모든 요소를 제거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전쟁의 그림자는 짙어지지만, 핵확산을 막기 위한 시간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것이 얼마 남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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