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서 배우로—안정 대신 꿈을 택한 선택”
이상희는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실제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사람의 생사와 고통이 오가는 현장에서 3년간 일하며, 사회 초년생으로서 안정적인 직업과 월급, 그리고 가족의 기대를 모두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 한편에는 늘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대학 시절 영화 동아리에서 시작된 연기에 대한 열정은, 결국 그녀를 배우라는 낯선 길로 이끌었다.
간호사로 일하던 시절, 이상희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이 일이 아니라 연기”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결국 안정적인 직장을 내려놓고 배우로 전업했다.
“연간 200만 원, 현실의 벽 앞에서도 놓지 않은 연기”
배우로 전향한 첫해, 이상희가 벌어들인 수입은 연간 200만 원에 불과했다.
간호사 시절과 비교하면 상상할 수 없는 불안정한 생활이었지만, 그녀는 “돈보다 연기가 너무 좋았다”고 회상한다.
생활비가 부족해 다시 간호사로 일해야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상희는 독립영화 오디션을 보고, 단역과 조연을 마다하지 않으며 연기 내공을 쌓았다.
그녀의 연기 인생은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작은 역할에도 진심을 다하는 성실함과 깊이로 채워졌다.
“독립영화에서 시작된 진짜 배우의 길”
2010년 영화 ‘시선’으로 데뷔한 이상희는 매년 1~2편의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쎄시봉’, ‘차이나타운’, ‘베테랑’, ‘서부전선’ 등 상업영화에서도 단역과 조연으로 얼굴을 비추며, 점차 대중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특히 간호사 출신의 이력을 살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라이프’, 영화 ‘베테랑’ 등에서 간호사 역할을 실감나게 소화해 “진짜 간호사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현실을 담은 연기, 그리고 인생의 공감”
이상희는 연기할 때마다 “실제 간호사 경험이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는 명신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책임 간호사 박수연 역을 맡아, 빈틈없고 깐깐한 선배이자 두 아이의 엄마, 워킹맘의 현실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그녀가 직접 대본에 없는 “애쓰셨다”는 위로의 대사로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장면은, 이상희가 얼마나 인물에 깊이 몰입하는 배우인지를 보여준다.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그리고 배우로서의 성장”
이상희는 2016년 영화 ‘연애담’에서 윤주 역을 맡아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 춘사영화제 신인여우상, 들꽃영화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소년심판’, ‘지금 우리 학교는’, ‘로기완’ 등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2024년 영화 ‘로기완’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연기력을 입증했다.
“워킹맘, 현실의 무게까지 연기에 녹이다”
이상희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배우, 그리고 한때 간호사였던 워킹맘이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보여준 워킹맘의 고단함과 책임감,
그리고 동료와 환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은,
실제 그녀의 삶과도 맞닿아 있다.
“의료진도, 환자도, 모두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이라는 메시지는
이상희의 연기와 인생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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