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조용히 내려앉은 아늑한 침실. 푹신한 이불 위에 커다란 강아지가 나른하게 누워 있습니다. 눈은 반쯤 감긴 채, 이 세상 걱정이란 건 모두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에요. 그런데 그 강아지의 머리 위에, 마치 고양이용 베개라도 되는 양, 조심스럽게 머리를 포갠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회색빛 고양이.

고양이는 강아지의 머리 위에 자기 머리를 살짝 올리고, 턱을 기대듯 툭 걸친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불편해 보일 법한 자세인데, 둘은 마치 오래전부터 이 자세가 익숙했던 것처럼, 꿈결 같은 평온함을 공유하고 있어요. 강아지는 그 무게를 전혀 거슬려 하지 않고, 고양이 역시 그 온기를 믿고 기대고 있죠.

눈에 보이는 움직임은 거의 없습니다. 그저 아주 조용하게, 서로의 숨결과 체온만이 흐르는 시간. 그러나 그 정적 속에는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친밀함이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한 동거가 아니라,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는 신뢰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레딧에 달린 댓글 중 하나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게 바로 서로에 대한 완벽한 수면 신뢰도지.”
정말 그렇네요. 이런 자세가 가능하려면, 서로가 얼마나 안전하고 따뜻한 존재인지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생각해보면 우리도 누군가에게 조용히 기대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설명할 필요 없이, 말없이도 함께 있고 싶은 그런 사람 말이에요. 여러분에겐 그런 존재가 있으신가요? 혹은, 여러분이 누군가에게 그런 편안한 사람이 되어준 적 있으신가요?

강아지와 고양이. 전혀 다른 종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너무나 닮아 있었습니다.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방식이 다를 뿐, 결국 그 마음은 하나였으니까요. 오늘도 우리 삶 속 어딘가엔, 이렇게 말 없는 위로와 다정한 기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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