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한국에 주목하는 진짜 이유: 성능보다 ‘신뢰’
“기계는 고치면 되지만, 시간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는 한 유럽 군수 당국자가 한국 방산업체와 협력하는 이유를 설명한 말이다. 성능과 가격도 중요하지만, 정해진 기한에 무기를 납품하는 능력이야말로 현재 유럽 국가들이 가장 중시하는 덕목이다. 그 기대에 정확히 부응한 나라가 한국이다.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은 ‘성실한 납기 이행’이라는 확실한 강점으로 유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약속을 정확히 지키는 능력, 그것이 유럽이 한국에 무기를 맡기는 핵심 이유다.
EU의 ‘유럽산 우선’ 장벽, 현지 공장으로 돌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은 재빠르게 무기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EU는 ‘유럽산 우선 구매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자, 유럽도 자국 방산산업 보호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 방산업체들은 현지 공장 설립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 폴란드에는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로켓, K2 전차 생산을 위한 합작공장이 추진 중이다.
- 루마니아에도 독자 공장이 들어서고 있으며, 생산 제품은 루마니아 뿐 아니라 유럽 전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물량 납품을 넘어서, 유럽 경제 생태계에 직접 진입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폴란드가 2차 계약에 나선 이유: ‘약속 이행력’
2022년, 폴란드는 한국과 17조 원 규모의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가 포함된 대규모 계약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정해진 일정 내에 정확히 무기를 납품하며 유럽 방산시장에 ‘시간을 지키는 나라’라는 인식을 심었다.
이에 폴란드는 바로 K2 전차 2차 계약(180대), K9 자주포 152문, 천무 72대 추가 구매에 나섰다.
이는 단지 성능 때문이 아니라, “한국은 약속한 날짜에 무기를 준다”는 신뢰가 기반이 된 결과다.
유럽의 한 관계자는 “유럽 방산업체도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한국은 정시 납품이라는 확실한 차별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조 원 규모 일감 확보…K-방산, 수출 본격 시동
이제 K-방산은 ‘무기 잘 만드는 나라’를 넘어, ‘글로벌 방산 파트너’로 신뢰받는 나라로 자리잡았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현대로템,
- KAI,
-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체의 수주 잔고는 95조 원 이상,
- 이 중 절반 이상이 해외 수출 계약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유럽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현지 기업과 합작 법인 설립, 기술이전 및 공동 생산, 유지보수(MRO)까지 포함하는 종합 방산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K-방산이 유럽에서 인정받은 이유는 단순히 기술력이나 가격 경쟁력만이 아니다.
정해진 시간에, 약속한 품질로, 책임 있게 납품하는 신뢰가 바로 유럽을 움직인 원동력이다.
한국은 이제 무기 수출국이 아니라, 국제 방산 질서를 주도하는 신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의 방산 수출 성공 공식은 명확하다.
“기술 + 신뢰 = K-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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