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본격적으로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최근 파리 에어쇼에서 2030년대 중반까지 6세대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하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세계 항공 기술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한 신형 전투기 개발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KF‑21 ‘보라매’의 점진적 진화를 통해 6세대 전투기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단계적 접근은 개발 속도와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특히 무인기 운용 시스템, 인공지능 조종 기술, 초연결 통신 체계 등이 통합된 미래형 전투기의 개념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유인기와 무인기의 유기적 팀워크, 새로운 공중전의 표준
6세대 전투기의 핵심은 유인기와 무인기의 협업이다. 이는 단순히 조종사가 드론을 제어하는 수준을 넘어, 무인기가 전방에서 탐색 및 교란 작전을 펼치고, 유인기는 전체 전장을 통제하는 지휘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다. 이 전략은 전투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타격 효율은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KAI는 이러한 유인-무인 복합 작전 개념을 KF‑21 플랫폼을 통해 구현할 계획이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조종 소프트웨어와 다목적 전투 무인항공기 시스템을 연동하여, 조종사의 판단을 실시간 지원하고 전장의 상황에 따라 자동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 중이다. 이는 기존의 전투기 개념을 완전히 탈피한 차세대 작전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 속, 한국만의 실용 전략
현재 6세대 전투기 개발 경쟁은 미국, 중국, 유럽 등 주요 군사 강국들이 치열하게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F‑47과 F/A‑XX 프로그램을 통해 공중 우위 확보를 목표로 하며, 중국은 J‑36으로 알려진 꼬리 없는 은행잎 형태의 항공기를 실험 중이다. 유럽은 GCAP와 FCAS라는 두 축으로 나뉘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기존 KF‑21 플랫폼을 중심으로 기술을 확장해나가는 실용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이 전략은 막대한 초기 개발비를 줄이고, 검증된 기체 성능을 기반으로 기술을 쌓을 수 있어 안정적이다. 또한 통신 위성과 연결되는 지휘통제 시스템, 인공지능 지원 무장체계 등 고유 기술을 병행 개발함으로써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도전과 기회의 교차점, 6세대로 향한 한국의 미래
KAI는 다목적 무인항공기의 연동 실험을 올해 말 서울 국제항공우주방위전시회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6세대 전투기 개념을 이론에서 실전으로 이끌기 위한 중요한 시험 무대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희토류 공급망 통제 문제에 대해서도, KAI는 대체 공급처 확보를 통해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전투기 개발은 일반적으로 수십 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지만, 현재 각국의 경쟁이 격화되며 일정이 급격히 앞당겨지는 양상이다. 한국 역시 이 흐름을 타고 빠르게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세계 항공전력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KF‑21이 단순한 개발 프로젝트를 넘어, 한국 항공우주 기술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더할 나위 없는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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