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는 친구 학비 몰래 챙겨주려고 “7년 동안 김밥 먹으며 연기한” 여배우

픽 이야기 2025.06.29 조회수

‘집안도 좋은데 싸구려 도시락만 먹더라’…알고 보니 친구 학비 지원

뮤지컬계의 여왕이자 대한민국 대표 소프라노 김소현. 화려한 무대 위 카리스마와는 달리, 대학 시절 보여준 인간적인 미담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언론을 통해 재조명되며 큰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대 성악과 재학 시절, 김소현은 형편이 어려운 동기에게 외국 후원자인 척 몰래 학비와 레슨비 일부를 지원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동기는 “수업 때도 집안도 좋은 애가 왜 싸구려 도시락만 먹고 다니나 했더니, 나중에 다른 동기가 말해주길 자기 용돈 아껴서 저한테 후원금 지원하려고 식비 아끼고 놀러도 안 갔다는 걸 듣고 눈물이 났다”고 회상했다.

김소현은 동기에게 “외국인 후원자가 네 소리가 좋아서 도와주고 싶다더라”며 돈을 전달했고, 졸업 후 동기가 고마움을 전하려 후원자를 찾던 중 메일 주소가 김소현임을 알게 됐다. 동기는 “얼마나 미안하고 고마웠는지 모른다”며 “정말 고마웠어, 소현아. 네가 잘돼서 너무 기분이 좋다. 네가 준 도움을 다시 줄 수가 없어 널 위해 매일 기도를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김소현의 반응, 그리고 겸손한 입장

이 미담이 화제가 되자 김소현은 “워낙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누군가에게 제가 좋은 친구이자 힘이 되어준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는 점이 참 뜻깊고 고마운 일인 것 같다”고 소속사를 통해 겸손하게 밝혔다.

‘엘리트 집안’에서 빛난 진짜 품격

김소현 가족은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엘리트 집안으로 유명하다. 아버지 김성권은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어머니와 여동생, 그리고 본인 모두 서울대 성악과 출신, 남동생은 서울대 의대 졸업생이다.

아버지의 독특한 교육법도 화제다. 고등학교 진학 후 10년간 집에 TV가 없었고, 거실에는 소파 대신 칠판이 있었다. 가족은 칠판에 목표와 생각을 적으며 대화하고, 주말마다 관악산 등반을 하며 공부에 대한 부담 대신 자연스러운 동기부여와 대화를 나눴다. 아버지는 “공부하라고 한 적은 없지만, 늘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회상했다.

‘성공한 사람’의 진짜 의미

김소현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마쳤으며,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크리스틴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명성황후’, ‘안나 카레니나’, ‘위키드’, ‘지킬 앤 하이드’ 등 수많은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아 ‘뮤지컬계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무대 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아우라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무대 밖에서는 밝고 사랑스러운 에너지, 그리고 배려와 겸손으로 동료와 팬들에게 존경받고 있다.

‘명성황후’ 200회, 그리고 눈물의 감사

2025년 ‘명성황후’ 30주년 공연에서 200회 이상 같은 역할을 소화한 김소현은 “매 공연, 매 시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한다. 우리는 선택받아야 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 저번보다 더 잘하고 싶다. 관객들은 그날 한 번이 끝이지 않나.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눈물을 보였다.

처음에는 “내가 명성황후를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쓸수록 나오는 게 에너지”라는 선배의 조언에 힘입어 버텨왔다고 고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