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가 한국의 KF-21 ‘보라매’ 전투기 48대 도입과 협력 사업 참여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과거 터키의 5세대 전투기 ‘칸(Kaan)’을 선호한다던 태도에서 완전히 선회한 이 결정은 단순한 되돌림이 아니라 전략적 공군력 강화의 일환이다.
이제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터키의 전투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투 트랙 전략’에 나서는 셈이다.

외면에서 재평가로, 달라진 인도네시아의 시선
인도네시아는 한때 KF-21 공동 개발에서 이탈할 것으로 보였다. 칸 전투기 도입 소식과 함께 KF-21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현지 언론 보도가 쏟아졌고, 기술 이전과 분담금 문제로 갈등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KF-21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다시 조명되기 시작했다.
터키 칸은 아직 시험기 수준인 반면, KF-21은 이미 시제기 시험 비행과 양산 준비가 진척되고 있었다. 또한 한국의 투명한 기술 협력과 꾸준한 외교적 설득이 인도네시아 내부 여론을 되돌리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 전투기 병행 도입, 계산된 전략
인도네시아는 KF-21과 칸 전투기를 모두 도입하겠다는 선택을 내렸다. 이는 단순한 성능 비교 이상의 전략적 결정이다. 칸을 통해 최신기술 도입과 터키와의 방산협력을 강화하면서, KF-21을 통해 실질적 공군 전력 보강과 빠른 배치를 기대하는 이중 전략이다.
KF-21의 가격 경쟁력은 물론, 실제 작전 배치가 가능한 시기가 앞선다는 점에서 인도네시아의 단기적 전력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었다.

기대와 의심, 여전히 혼재된 평가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이번 결정이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과거에 약속 이행에 대한 불신을 쌓은 바 있고, 분담금 체납이나 사업 철회 의사 표명 등으로 한국 측에 실망을 안긴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이번 도입 확정이 단순한 발표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향후 협력 과정에서 한국 정부와 방산 업계의 철저한 관리와 대응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수출 계약 이행과 기술 협력, 교육 및 훈련 지원이 병행되어야 진정한 전략적 협력으로 완성될 수 있다.

신뢰 회복의 시험대에 오른 KF-21 사업
이번 도입 결정은 인도네시아가 한국 방산에 다시 신뢰를 보냈다는 의미도 있지만, 동시에 신뢰 회복의 시험대이기도 하다. 양국이 공동 개발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책임과 약속 이행이 핵심이 될 것이다.
KF-21은 단순히 전투기를 넘어서 양국 외교와 안보 협력의 상징이 될 수 있다. 향후 인도네시아가 이를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에 따라 KF-21의 수출 성과와 한국 방산 산업의 신뢰도는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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