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종일 신발을 신고 있다 보면 발에서 냄새가 날 수 있다. 그런데 이 냄새가 단순한 땀 냄새나 곰팡이 냄새가 아니라, 매니큐어 지울 때 나는 아세톤 비슷한 화학 냄새라면 그냥 넘기면 안 된다. 이 아세톤 냄새는 단순히 위생 문제가 아니라 몸 안의 대사 이상, 특히 당뇨병과 관련이 깊다.
아세톤은 사실 혈당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지방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물질인데, 이게 몸 밖으로 나올 때는 숨, 소변, 그리고 땀이나 발 냄새에서 감지될 수 있다. 무심코 넘긴 발냄새가 몸에서 보내는 위험 신호일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 아세톤 냄새는 케톤체 대사 이상을 의미한다
몸은 기본적으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쓰지만, 당이 부족하거나 당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만들게 된다. 이때 나오는 부산물이 바로 ‘케톤체’고, 그중 하나가 아세톤이다.
특히 당뇨가 있는 사람은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들이지 못하니까, 몸은 어쩔 수 없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케톤체가 과도하게 생성되고, 이것이 땀이나 호흡, 발에서 아세톤 냄새로 나타나는 거다. 발에서 나는 특이한 냄새가 단순한 냄새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2. 당뇨 초기나 저혈당 상태에서도 이런 냄새가 날 수 있다
아세톤 냄새는 꼭 당 수치가 극단적으로 높아야만 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인슐린을 맞고 저혈당 상태가 온 경우에도 케톤체 대사가 활발해질 수 있다. 특히 당뇨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 냄새 같은 사소한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특별히 먹는 게 바뀐 것도 없고, 위생 상태도 평소와 같은데 유독 신발 벗을 때 화학적인 냄새가 느껴진다면 한 번쯤 혈당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3. 냄새만이 아니라 전신 상태도 함께 관찰해야 한다
아세톤 냄새만 난다고 무조건 당뇨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냄새가 지속되면서 동시에 갈증이 심하거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고 있다면 당 대사 이상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밤중에 자주 깨어 화장실에 가는 일이 잦아졌다면 이는 고혈당 상태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또 입 냄새까지 아세톤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케톤산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다. 단순히 발 냄새로만 보지 말고, 전신의 다른 이상 신호와 함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4. 당뇨 의심된다면 반드시 검진 받고 식습관 관리해야 한다
발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고 그 원인이 당뇨로 의심된다면, 가장 중요한 건 빠른 검진과 혈당 조절이다. 병원에서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를 받아 보면 당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진단이 나오면 그에 따라 식습관을 바로 잡고,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특히 기름진 음식이나 단 음식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 발 냄새는 사라질 수 있는 신호일 뿐이다. 진짜 중요한 건 그 이면에 숨겨진 신진대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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