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마가타현(山形県) 깊은 계곡 안에 자리한 긴잔 온천(銀山温泉)은 겨울마다 눈으로 뒤덮여 마치 한 폭의 설국화처럼 변신한다. 붉은 목조 여관들이 나란히 서 있고, 골목마다 매달린 붉은 등불은 은은하게 하나둘 켜지며 동화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좁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목재 다리 위 얼어붙은 긴잔강이 만나며, 드라마 속 한 장면을 그대로 걷는 느낌이다. 저녁 무렵이면 눈송이와 온천 수증기가 뒤섞여 마치 구름 한가운데 있는 듯한 신비로운 감각에 빠지게 된다.

역사 속 광산촌의 여운
긴잔 온천은 17세기 에도 시대 광산촌과 함께 발달했다. 그때 지어진 레트로 양식의 목조건물 여관, 붉은 등불과 기와 지붕이 온천가 전체를 감싸며 오래된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온천수는 미끌거리는 ‘유감 스킨’ 물성으로 피부를 보드랍게 가꾸며, 히노키(木風呂) 욕조를 갖춘 여관에서는 편백나무 향이 온몸을 감싼다. TV·영화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한 이곳은, 스노우 브릿지 설경과 맞물려 더욱 감각적인 겨울 풍경을 완성한다.

현지 맛집과 숙소 정보
식사 | 긴잔 소바 가구라(蕎麦かぐら) | 800~1,200엔 | 골목 초입, 따끈한 메밀국수 |
간식 | 야키구리포차(焼き栗屋台) | 300~600엔 | 겨울 군밤, 달콤한 풍미 |
숙소 | 긴잔 온천 호텔 화유강산(旅館華湯館) | 12,000~18,000엔/박 | 노천탕·식사 포함 |
숙소 | 긴잔 여관 무사시(旅館武蔵) | 10,000~14,000엔/박 | 히노키 욕조, 설경 감상실 |
카페 | 설국 찻집 유키노하(雪の葉) | 600~1,000엔 | 말차와 디저트, 온기 가득한 공간 |
노천탕에서 맞이하는 가장 긴 밤
해 질 녘이 다가오면 목조 건물 사이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며 온천가는 운치 있는 야경으로 물든다. 노천탕에서는 눈송이가 수증기를 가로질러 부드럽게 내려앉고, 몸이 반듯하게 데워질 때까지 온기를 느끼다 보면 마음까지 녹아드는 듯하다. 히노키탕이 있는 실내 욕조에서는 나무의 향이 온천수와 어우러지며 마음속 깊은 곳까지 편안함을 가져온다. 이 설경 속에서 보내는 밤은 언제나 특별하고 깊은 여운을 남긴다.

지역 음식과 따뜻한 간식
온천 마을 골목에서는 지방 특유의 먹거리들이 여행자의 몸과 마음을 채운다. 따끈한 순무 초밥, 뜨겁게 구운 군밤, 진한 메밀국수가 겨울 감성을 부드럽게 데워준다. 식사 후에는 말차와 군고구마로 여운을 더하면 차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다. 여관의 저녁 식단에는 산채 나물, 두부국, 지방 특산물 전채 요리가 등장하며, 정성을 담은 향토 요리가 여행의 온기를 더해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