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굶주림 속에서 전쟁을 희망하는 현실
오늘날 북한 주민들의 삶은 극도의 빈곤과 억압 속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악화된 경제 상황과 식량난, 인권 억압 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일상은 생존 그 자체가 목표가 되었다. 이 와중에 일부 주민들은 “이대로는 죽을 수 없다”며 전쟁을 통한 근본적인 변화만이 유일한 해답이라 여기는 극단적인 심리에 빠지기도 한다.
‘전쟁이 나야 뭔가 바뀐다’는 이 같은 인식은 단순한 분노의 표현이 아닌,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절망과 고립의 결과다. 통제된 사회에서 탈출구 없는 현실에 놓인 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현재의 삶을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전쟁조차 희망처럼 여기는 모순된 현실에 놓여 있다.

전쟁을 통한 통일,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
북한 내부에서는 한국과의 통일이 ‘잘 사는 길’이라는 인식이 일정 수준 존재한다. 이는 정권의 선전과는 무관하게, 외부 정보나 소문을 통해 접한 남한의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에서 비롯된다. 통일이 곧 경제적 기회, 식량의 안정, 자유로운 이동의 보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환상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자리잡고 있다.
결국 전쟁은 그 통일로 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어지고, 지금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처럼 보이기도 한다. 특히 장마당(북한의 비공식 시장경제)을 통해 일부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얻은 주민들은, 정권의 주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인식하면서 기존 체제에 대한 불만과 변화의 열망을 키워왔다.

정권의 선전과 실제 현실의 괴리
북한 당국은 오랜 세월 동안 전쟁에 대한 공포와 통일에 대한 기대를 교묘히 엮어 주민들을 통제해 왔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주민들이 이 선전을 비현실적으로 여기며, 실제 삶의 고통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즉, 북한이 선전하는 ‘강성대국’이나 ‘자립경제’는 실제 주민들이 경험하는 굶주림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괴리는 결국 ‘차라리 전쟁이 낫다’는 심리로 이어지며, 극단적 선택의 인식을 확대시킨다. 이것은 체제 붕괴에 대한 명확한 의지보다는 더 이상 선택지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생존 본능이다.

삶이 무너진 곳에서 전쟁이 유일한 희망이 되다
북한 주민들 다수는 오늘과 내일이 별반 다르지 않은 ‘고정된 고통’을 살아간다. 주택, 식량, 의료, 교육 모든 부문에서 국가 지원은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그 자리를 개인의 생존 노력에 맡긴 지 오래다. 사회적 보호가 실종된 구조 속에서 주민 개개인은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 살아가며, 그조차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쟁은 단지 국가 간의 충돌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 결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마지막 기대’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이는 체제 전환이나 외부 개입이 현실화되길 바라는 간절함이 투영된 심리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전쟁은 해답이 될 수 없다
북한 주민들이 느끼는 고통은 분명하다. 그러나 전쟁은 결코 그 해답이 될 수 없다. 전쟁은 더 많은 희생과 혼란, 그리고 파괴를 가져올 뿐이다. 실제로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은 남북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일반 주민들에게 가장 큰 대가를 요구하게 된다.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해서도 안 되지만, 이를 전쟁이라는 방식으로 풀어서는 절대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인도주의적 지원과 점진적인 체제 개혁, 그리고 주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의 변화다.

변화는 전쟁이 아니라 사람으로부터
북한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히 전쟁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더 나은 삶, 인간다운 삶에 대한 권리와 기회다. 그러나 현재의 북한 체제에서는 그것이 보장되지 않기에, 일부는 전쟁이라도 발생해 판이 뒤집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절망의 메시지를 단순한 정치적 선언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북한 주민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해법이다. 전쟁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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