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휘향, 연기 인생의 시작과 전성기
1981년 서울예대 연극학과를 졸업하던 해, 이휘향은 미스 MBC 선발대회에서 준미스에 오르며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같은 해 MBC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녀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수사반장’의 여순경 역을 맡아 단숨에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서구적인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은 동기생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고, 이후 ‘내일은 잊으리’, ‘달빛가족’, ‘야망의 세월’, ‘종합병원’, ‘행복의 시작’ 등 다양한 작품에서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밤의 황태자’ 김두조와의 운명적 만남
이휘향의 인생을 바꾼 사건은 1982년, 23세의 나이에 18살 연상인 김두조와 결혼한 것이었다. 김두조는 한때 ‘밤의 황태자’로 불리며 전국구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악명을 떨쳤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트로트 가수로도 활동하며 다수의 앨범을 내고, 작곡·작사에도 능한 음악가였다. 두 사람은 포항 연예인협회장으로 있던 김두조가 이휘향을 보고 첫눈에 반해 몇 달간 적극적으로 구애한 끝에 부부가 됐다.

사랑으로 변화한 삶, 그리고 세간의 오해
두 사람의 결혼은 연예계와 사회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일부에서는 ‘조폭의 강압적 결혼’이라는 루머가 돌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진정한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된 선택이었다. 결혼 후 김두조는 이휘향의 영향으로 조직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헬스장과 체육관 등 합법적인 사업가로 변신했다. 두 사람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신앙생활과 봉사활동에 힘썼고, 지역사회에서 모범적인 부부로 알려졌다.

봉사와 신앙, 그리고 40억 원의 기부
이휘향과 김두조는 부부가 함께 평생을 모아온 40억 원이 넘는 재산을 2001년 미션스쿨인 한동대학교에 기부했다. 이 같은 결정은 단순한 재산 기부를 넘어, 인재 양성과 사회 환원을 위한 진정성 있는 선택이었다. 김두조는 사업가로 변신한 뒤에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꾸준히 봉사하며, 법무부 장관 표창을 세 차례나 받기도 했다. 이휘향 역시 남편의 뜻을 적극 지지하며 “인재 양성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남편의 마지막 길과 조용한 이별
2005년, 김두조는 폐암으로 5개월간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생전 그는 “장례는 조용히 치러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실제로 이휘향은 남편의 뜻을 따라 장례 소식을 뒤늦게 알렸다. 김두조는 마지막까지 “나는 너무 감사한 삶을 살았다. 신이 나에게 준 가족이라는 선물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

이휘향의 연기 변신과 최근 활동
남편과의 이별 이후에도 이휘향은 연기자로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천국의 계단’에서는 악역 태미라 역으로, ‘야망의 세월’ ‘종합병원’ 등에서는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황금가면’, ‘효심이네 각자도생’ 등에서 재벌가 안주인, 조력자, 여장부 등 개성 강한 역할을 맡아 중견 여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요약
- 이휘향은 18살 연상 조폭 출신 김두조와 결혼해, 남편의 삶을 변화시키고 함께 신앙과 봉사에 헌신했다.
- 부부는 평생 모은 40억 원을 한동대학교에 기부하며 사회 환원에 앞장섰다.
- 남편의 사망 후에도 이휘향은 연기자로서 활발히 활동하며, 대중에게 진정성 있는 삶과 사랑의 가치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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