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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증 극복하고 싶어서 “휴대폰 앨범에 사진 7만 장 저장하고” 매일 본다는 유명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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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을 붙잡기 위한 선택, 사진 7만 장의 이유

배우 정일우의 휴대폰에는 무려 7만 장이 넘는 사진이 저장돼 있다. 이는 단순한 연예인의 셀카 취미나 여행 기록이 아니다. 그의 삶에 깊게 드리운 기억 상실과 불안,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기억의 창고’다.

그가 처음으로 세상과 단절되는 공포를 느낀 건 19살 때였다.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의 촬영을 앞두고 겪은 교통사고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외상 후유증 중 하나로 ‘부분 기억상실증’ 진단을 받은 그는, 사람의 얼굴은 인식할 수 있어도 그 사람과 언제 어디서 어떤 관계였는지를 도통 떠올릴 수 없었다. 당시를 회상한 정일우는 “걷는 것도 힘든 상태였고, 감정이 끊겨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한다.


🧠 사진으로 채우는 조각난 삶의 퍼즐

그는 이 공백을 사진으로 메꾸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했는지를 잊지 않기 위해, 습관처럼 셔터를 눌렀다. 그렇게 하루하루 쌓인 기록이 어느덧 10년이 흘러 7만 장을 넘어섰다. 그의 스마트폰은 일종의 기억 저장소가 되었고, 자신이 겪은 시간을 ‘다시 보는 법’을 익히는 훈련장이 되었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자신이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를 붙잡기 위한 방식이었다. 정일우는 “사진을 통해서 ‘나’를 확인한다”며, 지금의 자신이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매일의 일상조차 특별하게 여기는 이 습관은 그에게 일종의 치유이자 삶의 구조였다.


⚠️ 뇌동맥류 진단, 다시 찾아온 시련

그러나 삶은 다시 그를 시험에 들게 했다. 2013년, 그는 갑작스럽게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다. 뇌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한 순간에 실명 혹은 사망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태였다.

그는 당시를 “죽음을 곁에 둔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건강을 잃은 것은 단순한 고통을 넘어서 정체성의 위기였다.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카메라 앞에 서기까지는 강한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했기에 그는 더욱 큰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 순례길에서 배운 현재의 가치

결국 그는 외부 자극이 아닌,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을 택했다. 어릴 적부터 가슴 속에 품고 있던 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로 한 것이다. 스페인 북서쪽 끝자락까지 이어진 800km의 길을 그는 한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완주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이 여정에서 그는 오히려 자신을 다시 발견했다.


순례 중 그는 일상을 되짚었다. 불확실한 직업, 불안한 기억, 병마와의 싸움. 그러나 매일 정해진 길을 묵묵히 걸으며 그는 ‘지금’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배워갔다. “배우는 누군가가 불러야지만 할 수 있는 직업이라 늘 두려웠어요. 하지만 순례길에선 그런 조건이 필요 없었죠. 그냥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 자신이 중요한 거였어요.” 그의 말엔 평온한 단단함이 묻어났다.


🎬 배우로 돌아와 다시 걷는 길

이후 정일우는 한결 단단해진 얼굴로 대중 앞에 다시 섰다. 과거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배역보다, 사람 냄새 나는 역할을 더 많이 택하게 된 것도 그 변화의 일환이었다. 삶의 이면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이제 작품 속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며 더 깊은 감정선을 보여준다.

촬영장에서도 여전히 사진을 찍는다. 동료들과 나눈 식사, 분장실 풍경, 스태프와 나눈 짧은 농담. 그 무엇도 사소하지 않다는 걸 아는 그는, 그 순간들을 기록하고 다시 꺼내 보며 삶의 연결을 확인한다.

세 번의 순례, 7만 장의 사진, 그리고 스스로를 되찾기 위한 시간들. 정일우는 여전히 배우로 살아가고 있고, 매일 조금씩 기억을 회복해가는 중이다.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기억일지라도, 그가 직접 만든 사진첩 속 시간들은 누구보다 선명하게 그의 곁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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