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주연상 수상보다 더 큰 드라마는 ‘결혼’이었다
배우 김창숙은 화려한 미모와 함께 70년대 스크린을 누비던 스타였다. 광고로 데뷔한 후, 대사 외우는 게 힘들어 드라마보단 영화가 좋았다는 솔직한 고백은 당시 많은 팬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그는 연기력 논란을 이겨내고, 임권택 감독의 ‘증언’에서 주연을 맡아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쥔다. 그렇게 성공한 배우의 삶을 살던 김창숙에게도 누구보다 힘들었던 무대가 있었으니, 바로 ‘결혼생활’이었다.
💍 미모 때문에 시작된 사랑, 알고 보니 나이 속임수?
전성기였던 1977년, 김창숙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친구 오빠의 친구였던 남편은 유학파 출신에 매너도 완벽했다.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도 그의 세련된 이미지 때문이었는데, 결혼 후에야 남편이 실제 나이를 속였다는 걸 알게 된다.
주민등록증을 보며 이상함을 느꼈지만, 남편은 “잘못 기재된 거야”라고 둘러댔다고. 그제서야 그는 결혼이라는 무대가 연기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걸 깨달았다.
🍲 새벽 5시 반에 7첩 반상, 시어머니와의 전쟁
하지만 진짜 고비는 따로 있었다. 까다로운 시어머니와의 본격적인 시집살이가 시작되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뀐다. 시어머니는 매일 새벽 배드민턴을 나가셨고, 김창숙은 그 시간에 맞춰 7첩 반상을 매일 준비해야 했다.
그야말로 매일이 명절 같은 생활. 심지어 시어머니가 운동 후 돌아오시면, 무조건 옆에 앉아 함께 TV를 봐야 했다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김장만 200포기, 호두도 손질… 며느리의 하루
겨울이면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김창숙은 매년 100~200포기의 김장을 도맡아야 했고, 김장에 들어갈 호두까지 손으로 하나하나 까야 했다. 하루 종일 주방에 붙잡혀 있는 생활은 지금의 드라마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치열했다.
당시 그는 “군대보다 더 군대 같았다”고 말할 정도로 고된 시간을 보냈지만, 3년 동안 묵묵히 견뎠다. 그 시간들이 결국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 시련 후 더 깊어진 연기, 복귀는 찬란했다
3년의 시집살이를 끝내고 김창숙은 1982년 드라마 ‘행복의 계단’으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사람들은 그를 여전히 아름답고 연기력 있는 배우로 기억했고, 그의 연기는 한층 더 깊어져 있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연기는 노력으로 극복했지만, 인생은 버티는 힘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김창숙은 연기도, 인생도,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그는 ‘진짜 강한 여자’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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