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국민 드라마 ‘자이언트’, 넷플릭스로 오다
2010년 최고 시청률 38.2%를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던 SBS 창사 20주년 기념 대작 ‘자이언트’가 넷플릭스를 통해 7월 17일부터 다시 공개된다. 60부작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매회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 만큼, 15년 만에 OTT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6월, 7월 신작 라인업을 발표하며 ‘자이언트’를 비롯해 ‘검사 프린세스’, ‘장길산’ 등 과거 SBS 인기 드라마들을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여름, 잠시 주춤했던 ‘레트로 드라마 열풍’에 다시금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자이언트’는 1970년대 한국 경제 개발기를 배경으로, 가난하지만 화목했던 한 가족이 권력자의 탐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네 남매는 각자의 방식으로 생존하며 복수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주인공 이강모(이범수)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은 소년에서, 고난을 딛고 일어서 성공을 이루어 권력자 조필연(정보석)과 맞서는 인물로 성장한다. 드라마는 단순한 가족 복수극을 넘어, 개인의 분노가 시대적 모순과 맞물리면서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하는 서사를 보여준다. 군사정권의 비자금 관리, 1987년 6월 항쟁 등 역사적 배경이 극의 깊이를 더한다.
‘자이언트’의 또 다른 매력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이다. 특히, 정보석은 조필연 역을 통해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냉혹한 권력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단순한 악역을 넘어, 군사정권 시절의 권력 시스템과 부패를 상징하는 인물로 묘사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주상욱 또한 복잡한 내면을 가진 조민우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악역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윤용현은 조필연의 충직한 수하 고재춘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60부작이라는 긴 여정에도 ‘자이언트’는 매회 빠른 전개와 긴장감, 정교한 캐릭터 플레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가족 해체 → 복수 → 성공이라는 익숙한 구조를 따르면서도, 한국 현대사의 모순과 부패 권력의 연쇄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차별화된 서사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강모의 성공은 개인적인 서사로 시작되지만, 부패한 권력을 뚫고 나아가는 서민의 저항을 상징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지막 회는 2010년 12월 7일 38.2%의 시청률로 막을 내리며, 그 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기록되었다. 이범수는 이 작품으로 서울문화예술대상 드라마 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주·조연 배우들 모두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공개되는 ‘자이언트’는 2025년 현재, 새로운 시청자들에게 어떤 감동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OTT 업계를 구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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