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치의 전말
- 최은희 납치: 1978년 1월 14일, 배우 최은희는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되었다. 당시 김정일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은희는 영화계 활동을 위해 홍콩에 머물던 중이었다.
- 신상옥 납치: 최은희의 전 남편이자 영화계 동료였던 신상옥 감독은 그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여러 나라를 수소문하다가, 같은 해 7월 19일 홍콩에서 역시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되었다.

북한에서의 생활과 감시
납치된 후 두 사람은 약 5년간 서로 격리된 채 생활했다. 신상옥 감독은 두 차례 탈출을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그 과정에서 5년 가까이 감옥에 수감되며 극심한 고초를 겪었다. 이후 북한 당국의 감독 아래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되었고, 북한 체제 선전과 문화사업에 강제로 동원되었다. 이들은 북한에서 다시 부부의 연을 맺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적 파장과 남한의 반응
당시 신상옥·최은희 부부의 납치는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남한에서는 영화인 1,500여 명이 모여 북한의 만행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국제사회 역시 이 사건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북한의 인권 문제와 예술인 탄압 실태가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극적인 탈출
1986년 3월 13일, 신상옥·최은희 부부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틈을 타 미국 대사관으로 진입, 망명에 성공했다. 이 과정은 영화보다 더 극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탈출 직후 이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북한에 의해 강제로 납치되었음을 증언했고, 이후 남한으로 돌아와 다시 자유를 찾았다.

사건의 역사적 의미
신상옥·최은희 부부의 납북과 탈출 사건은 북한이 체제 선전과 문화사업을 위해 예술인을 강제로 동원한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두 사람의 증언은 북한의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남북한 문화교류와 영화사 연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기록된다.

요약
신상옥·최은희 부부는 1978년 김정일의 지시로 각각 홍콩에서 납치되어 북한에 억류되었다. 오랜 격리와 감시, 실패한 탈출 시도 끝에 198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미국 대사관 진입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다. 이 사건은 남북한 관계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북한의 예술인 탄압 실태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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