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룡’ 첫 비행시험 성공, 한국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시대 개막
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천룡’이 첫 번째 안전분리 비행시험에 성공했다. 6월 25일 방위사업청 발표에 따르면 FA-50 훈련기를 개조한 시험기에 천룡을 장착해 공대지 유도탄이 항공기에서 독립적으로 분리되는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시험은 단순한 분리가 아니라, 항공기의 기동성과 안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탐색기·연료저장 등을 문제없이 수행해야 하는 복합 시험이었다. 무게와 공기 저항이 큰 유도탄이 분리되면서 항공기 구조나 조종 성능 저하 없이 분리된 것은 향후 실제 운용 준비에 중요한 진전이다.

천룡 프로그램의 뿌리와 개발 구성
천룡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아래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체로 참여 중인 국산 장거리 유도탄 시스템이다. 독일 타우러스 KEPD 350 도입 경험을 기반으로 관통탄두용 고저항 금속 가공 기술이 KSC에 전수돼 2019년부터 국내 생산을 시작했다.

수입 무기에 의존했던 재고를 천룡으로 대체할 계획이며, 최대 600기까지 KF-21·FA-50 운용 지원용으로 확보될 예정이다. 기술 완전 국산화를 통해 장거리 정밀타격 역량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천룡의 기술 사양과 전투 성능
천룡은 무게 약 1,300kg, 길이 4.9m로 터보팬 엔진을 장착했다. 스텔스 형상에 관성/GNSS 항법 시스템과 영상 적외선 탐색기(EO/IR)를 탑재해 원형공산오차(CEP) 1~2m 수준의 정밀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긴 보관 수명(5~10년)의 특수 연료를 사용, 마하 약 0.9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다. KF-21에 장착 시 500km 이상, FA-50에서는 연료량 감소로 약 350km 사거리를 가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 지휘소 및 고강도 벙커 시설 타격용 관통 탄두를 갖춰 전략적 가치가 높다.

국제 비교와 전략 플랫폼 통합
천룡은 독일 타우러스(사거리 500km)보다 가볍고, 스텔스와 정밀도 면에서 경쟁력 있다. 프랑스 스칼프 EG, 미국 AGM-86·AGM-129 등과 비교 시 사거리는 다소 짧지만, 국내 무장 플랫폼인 FA-50과 KF-21 운용 호환성을 확보한 것이 장점이다.

ADEX 2019·2023 참가를 통해 실물 목업과 추진 기술을 선보였으며, LIG넥스원과 타우러스 시스템즈의 협업 미사일(MALCM/KEPD 350K2)은 FA-50 호환형 중거리 옵션으로 개발 중이다.

천룡과 한국 방산 자립의 미래
천룡의 성공적인 개발은 한국 방산이 고난도 전략무기 체계를 자체 구축할 역량을 검증한 결과다. KF-21과 FA-50 두 플랫폼 모두에 탑재 가능하도록 설계해 군수·운용 효율을 크게 높였다.

천룡은 단순한 관통 미사일이 아니고, 스텔스, 스피드, 정밀도, 장거리 전투능력을 종합한 전략 자산이다. 향후 사거리 확장, 스텔스 성능 강화, 표적 식별 기능 고도화 등 업그레이드도 논의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장거리 정확타격 무기 체계를 국내에서 확보하며, 기술 독립과 안보 자산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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