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산 전차에 찍힌 황당한 가격표
오스트리아가 레오파드 2A8 전차 58대를 약 17억 유로에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대당 평균 2,900만 유로(430억 원)라는 가격은 도저히 상식적인 수준이 아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한 명당 전차 한 대가 아닌 경비 10년분 수준이다. 레오파드의 명성은 익히 알려졌지만, 이 가격표는 전차가 아니라 보물선이라는 의문까지 들게 한다.
‘황금 거위’ 레오파드 2A8의 우위와 그림자
냉전기에 만들어진 레오파드 2는 당시 최첨단 설계로 주목받았고 냉전 이후에도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A8 버전까지 진화했다. Trophy 능동방어시스템처럼 첨단 기능이 포함됐지만, 실상 Trophy는 총가격의 1.6%에 불과한데도 전체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생산 규모가 줄어들고, 높은 인건비, EU 규제비용, 다국적 사업의 비효율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가 상승을 견인한 것이다. 이로 인해 유럽 주요 방산 프로그램은 고가와 지연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어려워졌다.
K2 흑표, 가성비 넘어 글로벌 게임 체인저
반면 한국산 K2 흑표 전차는 약 1,870만 달러(250억 원)로, 레오파드 2A8의 절반 수준이다. 전략적으로 설계와 생산 효율성을 고루 갖춘 결과이며, 국산화율도 높아 수입 부품 의존도가 낮다. 실제로 폴란드가 K2 및 미군용 M1 에이브람스 전차 546대를 4년 내에 인도받는 반면, 레오파드는 58대 생산에 6~8년이 걸린다. 이는 ‘빠른 전력화’가 핵심인 현대전에서 독일이 뒤처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 방산의 자기모순, ‘숫자 맞추기’ 함정
NATO가 방위비를 GDP 2% 이상으로 요구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고가 장비를 소량 구매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전 전력 확보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에 치중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고가 장비 소수 도입은 실질적 전투력 강화에 한계가 있었다. 레오파드 2A8 전차 20대보다 K2 흑표 40대의 전력 가치가 더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시 연속성의 중요성, 우크라이나 전쟁이 증명
전차 전투에서 가장 큰 패착은 보급·정비의 실패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는 보관한 구형 전차를 투입해 전선을 유지했고, 서방 첨단 전차들은 부품 부족과 정비 문제로 공격력을 상실했다. 이는 전차 수의 중요성과 산업 역량의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이다. 대당 5,000만 달러 전차보다는 1,000만 달러 전차 5대가 더 실전 가치가 높다는 명제가 힘을 얻고 있다.
실용성의 승리, ‘스마트 밸류’ 시대
유럽산 고가 정책은 장기적 지속 가능성이 낮다. 레오파드 2A8 가격과 생산 속도는 그간 유럽 방산의 구조적 맹점을 보여준다. 반면 한국 방산은 가성비부터 시작해 글로벌 방산 방식 자체를 바꿔나가고 있다. 가격·성능·납기에 균형 잡힌 K2 흑표는 단순 전차를 넘어 글로벌 방산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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