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후기 생성된 호박에서 신종으로 추측되는 기생벌이 확인됐다. 다른 곤충의 번데기나 유충, 성충에 기생해 숙주의 양분을 빼앗는 기생벌의 고대 신종에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와세다대학교와 후쿠이현립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0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이와테현 쿠지시 백악기 후기 지층에서 발굴한 약 9000만 년 전 호박이 신종으로 생각되는 기생벌을 품고 있었다고 전했다.
분석을 실시한 연구팀은 호박 속의 개체가 기생 말벌과 프록토트루피대(Proctotrupidae)의 일종이며,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와세다대 고생물학자 히라야마 렌(69) 교수는 “수수께끼의 기생벌은 백악기 후기 생태계의 흔적을 간직한 쿠지 지층에서 출토된 호박 2개에 각각 박혀 있었다”며 “쿠지 지층에서는 지금껏 공룡을 비롯해 고대 악어와 거북이 등 3000점 넘는 척추동물 화석이 나왔지만 신종 기생벌은 전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박은 수액이 화석이 된 것으로, 쿠지 지층에서는 이미 여러 개가 나왔다”며 “2017년부터 기계화된 호박 선별 시스템을 통해 이번 기생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레이저 현미경 등으로 호박의 내부를 자세히 조사한 연구팀은 호박의 하나에서 기생벌 1마리, 다른 하나에서 6마리를 각각 파악했다. 몸길이는 모두 5㎜ 내외였다. 더듬이나 날개, 다리가 거의 온전히 남을 만큼 보존상태가 좋다. 모두 현생종 기생벌의 동료로 판명됐는데, 날개의 특징 등에서 신종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히라야마 교수는 “이번 기생벌은 딱정벌레의 애벌레에 알을 낳는 기생 말벌의 조상으로 추측된다”며 “하나의 호박에 동종의 벌이 다수 발견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아마도 목표물에 낳은 알 여러 개가 부화한 직후 수액에 갇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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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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