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의 위협 속 폴란드의 선택
러시아 대외정보국장 세르게이 나리시킨은 최근 발언에서 나토가 러시아나 벨라루스를 공격할 경우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나라는 폴란드와 발트 3국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적 위협을 넘어선 것으로, 나리시킨은 폴란드가 미국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하고 국경에 대인지뢰를 설치하는 등 무력 과시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폴란드는 최근 대인지뢰 금지를 명시한 오타와 조약에서 탈퇴하면서 군사적 긴장 수위를 한층 높였다 러시아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리적 위치로 인해 폴란드는 언제든지 전면전에 휘말릴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폴란드는 기존의 유럽 및 미국 중심의 군사협력에 더해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폴란드와 한국의 천무 미사일 공동 생산
4월 15일, 폴란드 바르샤바 국방부 청사에서 폴란드 WB그룹과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합작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천무 다연장로켓용 CGR‑080 미사일을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무기 수입을 넘어서 기술 이전과 생산 인프라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폴란드는 이미 천무 발사대 290대를 구매했으며, 이 중 90대가 자국에 배치된 상태다

합작 회사는 3년 내에 폴란드 내에서 첫 미사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방어력 확보로 직결된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 기술 자립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방위산업 역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균형 잡힌 합작 구조와 산업적 의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WB일렉트로닉스는 각각 51%, 49%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며, 이를 통해 한국은 주도권을 확보하면서도 폴란드의 산업 참여를 충분히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번 협약이 단순 조립 수준을 넘어서 발사체 및 탄약 생산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산업계는 이 기회를 통해 자체 방산 역량을 키우는 한편 유럽 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CGR‑080 미사일이 폴란드군의 다른 무기 시스템에도 통합될 수 있도록 허용되면서 방산 생태계의 다양성과 확장성도 동시에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 협력을 넘어 실질적인 산업 공동체 형성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동유럽 방산시장 내 한-폴란드 협력의 상징성
이번 협력은 폴란드 국내 방산산업의 기술적 도약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열어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노르웨이,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등 천무에 관심을 보이는 유럽 국가들을 향한 수출의 교두보가 되는 것이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HIMARS 도입 대신 천무 체계로 전환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기회를 활용해 유럽 현지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방산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본격 진입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폴란드와의 협력이 한국 방산 수출 전략의 중심축이 되는 모습이다

나토 내 새로운 군사 균형의 시작
폴란드는 GDP의 4%를 국방비로 투입하고 있으며 이는 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미국 내 나토 회의론과 방위비 분담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폴란드는 자국 중심의 방위 전략을 통해 독자적 군사력 확보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과의 협력은 단순히 미국 중심의 무기 조달에서 벗어나 방산 자립을 향한 실질적 진전을 의미한다 나아가 이 모델은 중동부 유럽 국가들에게도 전략적 청사진을 제공하며 나토 내 권력 구조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천무 시스템과 CGR‑080 미사일은 단순한 무기를 넘어 폴란드의 전략적 자율성과 나토 내 위상을 상징하는 첨단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협력의 중심에는 한-폴란드 간의 굳건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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