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9 자주포, 노르웨이서 예산·일정·품질 삼박자 만족
‘K-방산’의 대표주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유럽 방산 강국 노르웨이로부터 예산, 일정, 품질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세계적으로 까다로운 유럽 무기 시장에서 한국 무기 체계의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쾌거로 해석된다. 노르웨이 국방연구소는 최근 K9 VIDAR 도입 사업에 대한 종합 평가를 통해 “자주포 시스템은 계획대로 납품됐고, 품질 기준을 충족했으며 사회경제적으로 건전한 투자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이 약속한 성능의 하드웨어를 정해진 예산과 일정에 맞춰 정확히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장기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성능과 신뢰성을 지속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밀탄약은 아직 숙제
보고서는 K9 자주포 자체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정밀탄약의 인도 지연 문제를 분명히 지적했다. 아무리 우수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를 뒷받침할 정밀 유도탄이 없으면 체계 전반의 전투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현재 노르웨이는 정밀유도탄 도입 사업을 별도로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계약이 체결된 상태지만 실제 운용 가능 시점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K9의 최대 성능은 아직까지도 100%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르웨이 군 역시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명주기 비용 관리도 긴 호흡 필요
도입 초기의 성공적인 성과와 달리 장기 운용에 따른 비용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총 소유비용 개념에 따라 무기의 유지, 보수, 개량 등에 드는 전반적 비용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 결과 목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단순히 초기 도입비용이 아닌 전체 생애주기를 고려한 예산 운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장기 운용 과정에서의 부품 수급, 정비 체계 유지, 예비 부품 확보 등의 문제는 무기체계 운용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입 이후의 유지비용을 포함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드론 위협 등 미래 전장 환경에도 대비해야
최근 전장 환경의 변화는 K9 자주포와 같은 무기 체계에도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드론, 무인체계 등의 활용이 전장 전반에 확산되면서 자주포가 이러한 위협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보고서는 K9이 전통적인 포병 전력으로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지만, 변화하는 전장 환경 속에서 장기적으로 생존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전자전, 무인기 탐지 및 방어능력, 네트워크 중심전 대응 능력 등은 향후 개량 및 운용 전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하드웨어 성능을 넘어서 ‘운용 개념’과 ‘기술 융합’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K‑방산, 명품에서 생태계 구축으로 전환 과제
이번 노르웨이의 평가는 K-방산,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졌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명품 자주포라는 타이틀을 넘어, 이제는 정밀탄약의 안정적 공급, 유지보수 기반 강화, 전장 변화에 따른 대응체계 확립 등 무기체계 전체를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한화는 이러한 과제를 인식하고 노르웨이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운용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단순한 수출 계약을 넘어 K-방산이 글로벌 파트너십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협력자로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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