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세기 무기 교체 나선 스페인, 자주포 214문 도입 선언
스페인 육군은 무려 50년 가까이 사용해온 포병 장비를 전면 교체하기 위한 대규모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주력 장비인 M109A5 자주포 96문은 1970년대 미국에서 들여온 구형 무기로 현대전에 대응하기엔 부족함이 많다 여기에 더해 자국산 155mm 견인포 84문, 영국산 L118 견인포 56문도 함께 운용 중이지만 모두 구식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스페인 국방부는 이런 포병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 총 214문의 자주포를 새롭게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145대의 자주포와 36문 정도의 견인포를 고려했지만, 장륜형 자주포 86대와 장궤형 자주포 128대로 계획이 확장되면서 사실상 유럽 최대 규모의 포병 현대화 사업이 시작된 셈이다

요구조건도 엄청나다, 해상 타격 능력까지 포함
이번 자주포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화력 강화가 아니다 스페인 산업부는 신형 자주포가 사거리 40km 이상을 충족해야 하고, 향후 유도탄과 사거리 연장탄에 대응 가능한 구조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지휘통제 체계와의 완전한 통합은 물론이고, 고속 반응성과 해상 이동 표적 타격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중해와 대서양이라는 두 바다에 접한 스페인의 지리적 특성 때문이며, 연안 방어 능력 강화를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장륜형 자주포는 8×8 또는 10×10 고기동 차량 기반이어야 하며, 궤도형은 수륙양용 작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평가 항목에는 운용 인원 최소화, 자동화, 통신 네트워크 통합성도 포함돼 있다

무기만 도입하는 게 아니다, 지원 장비도 패키지로 확보
이번 사업에서 스페인이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운용 통합성’이다 자주포만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필요한 탄약 보급 차량, 회수 차량, 정비 차량, 지휘통제 차량까지 모두 패키지로 도입한다 장륜형 자주포 86대에는 보급 차량 86대, 회수 차량 14대, 정비 차량 14대가 포함된다 장궤형 자주포 128대에는 보급 차량 128대, 회수 차량 21대, 지휘 차량 59대가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이는 전력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서로 다른 제조사 제품을 혼합해 발생할 수 있는 정비 문제나 부품 단절 문제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동시에 스페인 정부는 국내 생산과 정비 기반을 갖추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국내 방산 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으려 하고 있다

독일계 두 모델 유력 후보, 그러나 실전 검증은 미비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독일 GDELS와 프랑스 KNDS가 공동 개발한 Nemesis(장궤형)와 PIRANHA AAC(장륜형)다 이 두 모델 모두 독일의 자주포 명가 PzH2000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듈식 포탑 시스템 AGM을 탑재하고 있어 부품 통일성과 정비 용이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실제로 AGM 시스템은 독일 RCH155 자주포나 스위스 PIRANHA AAC에도 동일하게 쓰이고 있어 경제성과 실용성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다 하지만 이들 무기는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결정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아직 실전 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규모 도입 사례도 없어 검증된 안정성은 부족한 상황이다

K9과 Caesar, 실전 경험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 예고
이런 틈을 타고 한국의 K9 자주포와 프랑스 Caesar 자주포가 경쟁에 가세할 전망이다 K9은 이미 세계 10여 개국에서 실전 운용 중이며,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도 실전에 투입돼 성능을 입증받았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고, 납기 속도가 빠르며, 후속 지원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aesar 자주포 역시 프랑스군 주력 화기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활약 중이다 고기동성과 정밀 사격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이 자주포는 실전 검증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 외에도 미국의 최신형 M109A6 팔라딘, 독일의 PzH2000 같은 경쟁자들도 존재하지만 높은 가격과 긴 납기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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