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외 1순위”에서 남편 내조까지, 허영란의 진짜 인생
하이틴 스타의 눈부신 전성기
허영란은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청춘 스타의 대명사였다. 17세에 KBS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로 첫 발을 내딛은 뒤, MBC 청소년드라마 ‘나’로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대중적 신드롬을 일으킨 건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허 간호사’ 역이었다. 순수하면서도 엉뚱한 매력, 그리고 또렷한 이목구비와 성숙한 분위기는 당시 또래 여배우들과는 차별화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야인시대’의 설향, ‘청춘의 덫’의 민지, ‘카이스트’의 진희 등 굵직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멜로, 사극, 코믹, 현대극을 넘나들며 다작 배우로도 활약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KBS, MBC, SBS를 오가며 ‘섭외 1순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결혼과 함께 찾아온 인생의 전환점
2016년, 허영란은 동갑내기 연극배우 김기환과 2년의 열애 끝에 결혼했다. 상대는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배우였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가족과 친지만 초대한 소박한 결혼식으로 조용히 인생의 새 출발을 알렸다.
결혼과 동시에 허영란은 연예계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한때는 “한 달 수입이 1억이 넘었다”는 인기 절정의 배우였지만, 남편의 커리어와 가정을 위해 과감히 무대를 내려놓았다. 방송이 아닌 현실에서의 내조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안겼다.

남편 내조, 밤마다 대리기사로
허영란의 내조는 남달랐다. 무명 배우였던 남편이 영화사에 프로필을 돌리거나 오디션을 보러 서울에 갈 때마다, 허영란은 밤늦게까지 직접 운전기사를 자청했다. 연기 선배로서 조언은 물론, 매니저와 동료, 친구의 역할까지 도맡았다. 때로는 남편의 연극 무대 뒤에서, 때로는 밤길을 함께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꿈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이런 현실적인 내조는 흔히 말하는 ‘연예인 내조’와는 결이 달랐다. “남편이 연극 제작과 연기를 계속 하다가 한동안 일이 없어 쉬게 됐다. 있는 돈으로만 살 수는 없었고, 돈 때문에 싸우고 싶지 않아서 사업을 시작했다”는 허영란의 고백은, 현실 부부로서의 고민과 결단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업가로서의 새로운 도전
결혼 후 부부는 대전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그리고 400평 규모의 셀프 세차장과 카페를 함께 운영했다. 처음에는 힘들고 낯설었지만, 직접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손님을 직접 응대하며 점차 사업가로서의 삶에 적응해 갔다.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손님들과 자동차 동호회, 팬들의 응원은 허영란에게 또 다른 보람이 됐다.
사업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돈 때문에 싸우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밝힌 허영란. 연극 활동을 쉬게 된 남편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선택한 결정이었다. 별도의 아르바이트생 없이, 부부가 직접 운영하며 소박하게 행복을 쌓아갔다.

다시 배우로, 그리고 자유로운 삶
2025년 초, 허영란은 대전 세차장과 카페 운영을 접고 서울로 돌아왔다. “활동을 다시 하고 싶어서 서울에 올라왔다. 연기는 항상 하고 싶다. 드라마, 영화, 연극 어떤 거든 주어지면 감사히 하겠다”며 배우로서의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남편과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영상 편집도 배우며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SNS를 통해 여행기와 일상을 공유하며, 여전히 많은 팬들의 응원과 관심을 받고 있다.

진짜 인생, 진짜 행복
허영란의 인생은 단순한 스타의 성공담이 아니다. 섭외 1순위 배우에서 남편의 운전기사가 되고, 사업가로, 다시 배우로 돌아오는 과정은 한 사람의 진짜 인생 그 자체다. 화려함 뒤에 숨은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소박한 행복. 허영란은 “하고 싶은 걸 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삶”이야말로 진짜 행복임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도 허영란이 보여줄 새로운 도전과 행복, 그리고 배우로서의 복귀를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 그녀의 진솔한 삶과 용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진짜 인생의 의미와 용기를 전해주고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