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이어 필리핀까지…K-트럭 수출 영토 확장
국산 군용 트럭의 대표주자인 타타대우상용차의 ‘대우 노부스’가 해외 전장과 군대에서 잇따라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방산 수출의 교두보를 넓히고 있다. 2022년부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량 공급되어 실전에서 성능을 입증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필리핀 육군이 대우 노부스 트럭을 정식 채택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의 혹독한 조건을 이겨낸 내구성과 다목적성이 필리핀 군의 군수 현대화 정책에 부합한 결과다.
국방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에 따르면, 필리핀 육군은 최근 타타대우의 8~10톤급 군용 화물트럭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수개월 내 현지 방산업체를 통해 납품이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도입한 대우 노부스 기반 구난차(레커)에 이어, 이번에는 병력 및 화물 수송용 차량까지 확장되며, 필리핀 군 내 대우 노부스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다.

혹독한 전장에서 입증된 ‘실전 플랫폼’
대우 노부스 트럭이 세계 군 당국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실전 테스트베드가 있었다.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군은 대우 노부스를 공병 장비 운반용, 탄약 수송용, 야전 건설 지원용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기동성과 안정성, 고장에 강한 내구성이 실증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유럽권 국가와 동남아 국가들의 관심을 끌게 됐다.
특히 모듈화와 개조 편의성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존의 전통 군용 차량보다 더 높은 범용성을 자랑했다. 일부 우크라이나 부대에서는 노부스에 장갑화 개조를 적용하거나, 다연장 로켓 발사기와 같은 전투용 모듈을 탑재해 운용하기도 했다. 이러한 유연성은 필리핀 육군이 ‘전략적 수송능력’을 보강하는 데 큰 메리트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육군의 ‘현대화’ 핵심 전력으로 부상
필리핀은 현재 군 기동성과 공병 역량 강화를 핵심으로 한 중장기 군 현대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긴장 고조, 내부 무장단체 소탕작전 등으로 기동성과 보급 능력이 핵심 작전 능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대우 노부스 트럭 도입은 단순한 차량 보강을 넘어, 필리핀 군의 전략 이동과 작전 반응 속도 향상을 위한 핵심 자산 확보라는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대우 노부스는 향후 다목적 화물차량, 야전 장비 수송, 구조·구난 임무 등에서 폭넓게 사용될 예정이며, 정비와 교육 훈련까지 포함한 장기 협력 체계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전방위 협력은 향후 동남아 방산 수출 전략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

한국 트럭 기술의 세계적 신뢰 쌓아
대우 노부스는 기본적으로 상용차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지만, 군 전용으로 개조되며 전장에서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 6×6 구동계 기반으로, 다양한 지형에서의 적재 및 기동이 가능하며, 가혹한 기후와 험지 주행에서도 탁월한 안정성을 보장한다.
타타대우 측은 “단순한 트럭이 아니라, 고객군의 임무에 따라 최적화된 맞춤형 군용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수출국의 작전 환경을 분석해 맞춤형 개조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유연한 대응 능력은 해외 바이어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핵심 요소다.

K-방산의 틈새시장, ‘군용 수송차량’
지금까지 K-방산은 주로 전차, 자주포, 대공무기 등의 중대형 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보급, 수송, 공병 등의 지원체계 분야로도 관심이 확장되고 있다. 대우 노부스 사례는 이 같은 흐름을 대표하는 성공 사례로, 전통 방산 품목 이외의 영역에서도 한국 기술이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단가 대비 성능이 탁월하다는 평가는 예산이 제한된 동남아·중동 국가들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필리핀은 물론이고,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도 향후 타타대우 트럭 도입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동유럽 지역에서의 추가 도입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실전이 증명한 기술력, 다음은 어디인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치열한 실전에서 검증을 마친 대우 노부스는 이제 ‘신뢰를 먹고 자라는 방산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단순히 전장에 투입된다는 사실을 넘어, 실질적인 작전 기여도와 전후 지원까지 아우르는 총체적 전력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된 것이다.
타타대우는 이번 필리핀 수출 성공을 기반으로 군용 트럭 전용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정비 훈련 패키지 수출,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을 병행하며, 본격적인 K-군용차량 글로벌 확대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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