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으로 드러난 남침형 시가전 훈련장
최근 북한 황해북도 곡산군 일대에서 남침용 도심전투 훈련장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군사시설이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 훈련장은 길이 약 3.5㎞, 너비 1.5㎞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서울 종로구, 부산, 대구, 전주, 제주도 등의 지형을 본뜬 구조물이 대거 조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어스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운동장과 지휘 본부, 막사, 활주로 등 기본 군사 시설뿐만 아니라 수많은 단층 및 일부 2층 건물들이 조밀하게 배치되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훈련장은 단순한 전술 훈련이 아닌 도시 점령 작전까지 상정한 남침형 MOUT(도시전투훈련장)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전 같은 도시 구조 재현…2020년 이후 본격 확대
위성 분석 전문가 제이콥 보글은 곡산 훈련장 내에 최소 4개의 MOUT 훈련장이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은 지붕 없이 뼈대만 존재하는 구조로, 실제 주거 목적이 아닌 훈련용 건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훈련장의 시가지 구성은 단순 블록 형태가 아니라 도로와 골목, 건물 간 거리까지 고려된 배치로, 한국 도심의 현실적 지형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RFA는 훈련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된 시점을 2020년 이후로 보며, 이 시기 이후 최소 72개의 새로운 건물이 건설됐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정권이 대남 전술의 일환으로 시가전 능력을 중점 강화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최근까지 훈련 진행 정황…흙바닥 색 변화 포착
훈련장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정황도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2023년 8월과 9월에 촬영된 이미지에서는 훈련장 내부 공터의 흙바닥 색이 변한 흔적이 포착됐으며, 이는 병력의 움직임이나 장비 운용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또한 표적용 구조물이 새롭게 설치된 모습도 함께 드러나면서, 단순한 훈련장 유지가 아닌 실질적 전투 시뮬레이션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황은 단순 방어 훈련이 아닌 도시 점령, 체계적 돌입, 진압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고강도 훈련이 지속 중임을 보여준다.
북한군 포로 증언과 일치…남침 시나리오 실체화 우려
과거 북한에서 탈출한 북한군 포로가 ‘곡산 지역에 서울과 부산, 전주, 제주 지형을 본뜬 훈련장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증언은 지난 2023년 말,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바 있으며, 이번 위성 분석 결과와 상당 부분 일치하면서 증언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단순한 일반 훈련장이 아닌, 한국 도심을 상정한 남침 작전의 실전형 시뮬레이션 공간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안보에 큰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의 전략은 핵무기 위협과 함께, 전면전 발발 시 도시 내부 점령이라는 전술 병행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 정보기관도 주시…남침형 전략 변화 여부 분석 중미국 민간연구기관과 정보당국도 해당 훈련장을 주시하고 있다. 보글 분석가는 “지금도 위성 사진에서 활동 흔적이 이어지고 있다”며 북한이 지속적으로 도심전투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국방부와 동맹국 정보기관들은 이러한 훈련이 단순 방어적 성격이 아닌 남침용 전략적 기동의 일부로 판단하고 있으며, 특히 유사시 도심 내부 침투를 염두에 둔 특수작전 병력 양성의 증거로 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북한 특수작전 병력은 수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평시 해외 파견 노동자처럼 위장해 남한에 침투한 뒤 전시에는 주요 기반시설 장악 작전을 수행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
한미 연합 대응 시나리오 보완 필요
이 같은 훈련장의 존재와 지속적 사용 정황은 대한민국 안보 태세에 경고 신호를 주고 있다. 현재 한국군과 한미 연합군은 다양한 도심전투 훈련을 수행 중이지만, 북한이 실제로 한국의 도시 구조를 세밀하게 모방한 공간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기존 대비 시나리오의 정밀 보완을 요구한다.
특히 전시에 대비해 민간과 군이 함께하는 시가전 통합 훈련 강화, 지하철 및 고층건물 등 복합 공간 대응 매뉴얼 수립, 무인 정찰 및 감시 능력 확대가 필수적이다. 동시에 훈련장 내 위성 정보 수집 강화, 사이버 침투 가능성 등 전방위 감시 체계 강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곡산 훈련장 공개는 북한의 전통적인 남침 위협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며, 대한민국의 국방전략과 도시 방어체계 전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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