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자주포 시장을 두고 맞붙은 두 강자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한국의 K9 시리즈는 압도적인 성과와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아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새로운 차륜형 자주포 SH-16A를 선보이며 K9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H-16A는 자동화, 기동성,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한국 K9A2와의 비교 분석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두 자주포는 구조와 목적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전력화 관점에서의 평가가 중요해지고 있다. 과연 시장과 실전에 강한 자주포는 누구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단순한 사양 비교를 넘어, 전반적인 전력 운용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SH-16A의 강점: 기동성과 자동화, 가격 경쟁력
중국의 SH-16A는 기존 SH-15 자주포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최신 차륜형 자주포로, 군용 트럭 기반이었던 SH-15와 달리 차륜형 장갑차 VN-22를 기반으로 하여 방호력과 기동성을 높였다. 특히 자동장전 시스템을 탑재한 무인 포탑은 최소 인원 운용을 가능하게 하며, 최대 30발의 포탄을 적재해 분당 6발의 연속 사격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포탑은 155mm 52구경장으로 최대 사거리 56km를 지원하며, 레이저 기반 포탄 점화 시스템으로 사격 정확성과 신뢰도를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대당 가격이 420만~500만 달러 수준으로 책정되어, 예산이 제한된 국가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이처럼 SH-16A는 빠른 기동과 자동화,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신흥국 중심으로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K9A2의 압도적 전투력과 신뢰성
반면 대한민국의 K9A2 자주포는 기존 K9A1의 기술적 기반 위에 자동화와 사거리, 연사 능력을 비약적으로 개선한 모델이다. 완전 자동장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분당 9~10발의 고속 사격이 가능하며, 장거리 정밀탄(ERFB-BB) 사용 시 사거리는 최대 70km에 이른다.

차세대 통합 사격통제체계 덕분에 탐지부터 사격까지의 전환 속도도 빨라졌고, 승무원 수도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줄어 운용 효율성이 개선됐다. K9A2는 유럽 전장을 고려해 개발되었으며, 이미 폴란드, 노르웨이, 호주 등에서 대규모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실전성과 신뢰성을 입증받았다. 전장 환경에서 검증된 성능과 국제적인 표준화는 SH-16A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다.

구조적 차이와 운용 목적의 차별성
SH-16A와 K9A2는 서로 다른 플랫폼과 전장 환경을 전제로 설계되었다. SH-16A는 빠른 배치와 도시 근접 작전, 제한된 인력 운용을 고려한 경량형 차륜 자주포다. 반면 K9A2는 궤도형 기반의 중장기 작전, 장거리 화력 지원, 복합지형 대응을 위한 ‘주력 자주포’로 설계됐다.

특히 궤도형의 K9A2는 험지 주행 능력에서 우위를 가지며, 집중 포격과 장거리 정밀 사격이 중요한 현대 포병전에서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또한 SH-16A는 아직 실전 투입 사례가 부족한 반면, K9은 이미 여러 전장에서 수년간 운용되며 실전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는 단순한 무기 성능을 넘어, 작전 계획과 전력 배치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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