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터에서 총 없이 존경받은 군대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 전 세계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중동에 병력을 파견했습니다. 수많은 국가들이 참전하며 미군과 연합군은 무력 진압을 이어갔지만, 유독 한 나라의 병력만은 단 한 발의 총성도 없이 전장을 누비며, 오히려 30만 명의 이라크 국민들로부터 감사와 존경을 받았습니다. 바로 ‘대한민국 자이툰 부대’였습니다.

총 대신 삽과 의약품을 든 한국군
자이툰부대는 ‘평화’라는 의미의 쿠르드어 ‘Zaytun’에서 이름을 따온 부대입니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하며, 전투 임무가 아닌 재건 및 인도적 지원을 주 임무로 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연합군 병력이 무장하고 순찰 및 교전을 이어가던 것과는 달리, 자이툰부대는 삽, 청소 도구, 의료 장비, 전기 공구 등을 들고 등장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자이툰 부대는 30만 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고, 1,500여 개의 건축 프로젝트를 통해 학교, 병원, 발전소 등을 복구하며 아르빌 전역에 ‘코리아’의 이름을 새기게 됩니다.

전쟁을 멈춘 이유 있는 존경
자이툰 부대가 주둔한 아르빌 지역은 실제로 다른 지역에 비해 테러와 반란군 활동이 현저히 적었습니다. 주민들은 자이툰 부대를 ‘군대’가 아닌 ‘친구’로 대했고, 많은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한국은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우리를 도우러 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자이툰 부대가 주둔했던 시기, 아르빌 지역은 이라크 내에서도 치안이 가장 안정된 도시 중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미국도 인정한 평화 유지 전략
자이툰부대의 성공적인 재건 활동은 미국 군 고위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미군은 당시 “한국군의 접근법은 우리가 배우고 적용해야 할 전략”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한국식 ‘재건-지원 혼합 전략’이 실험적으로 도입되기도 했습니다.

실패한 무력보다 성공한 지원
이라크 파병 당시 많은 비판 여론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이툰 부대의 가치는 오히려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무력으로 누르려는 전략보다, 현지 주민들과 협력하고 지역 기반을 다지는 ‘한국식 평화 전략’이야말로 전후 복구와 진정한 평화에 가까운 방법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된 것입니다.

전설이 된 자이툰 부대, 그리고 한국군의 위상
자이툰부대는 한국군 최초의 대규모 장기 재건 파병 작전이었고, 이를 계기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평화유지와 재건 분야의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전쟁 없는 전쟁터에서 이뤄낸 성과는 세계 군사사에 남을 ‘비무장 평화작전’의 상징이 되었고, 지금도 많은 군사학 교재와 다큐멘터리에서 사례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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