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9 자주포에 자극받은 미국, 새로운 포병 전략 꺼냈다
미국이 기존 M109 자주포의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새로운 자주포 M109-52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독일제 155mm L52 포신을 탑재해, 기존보다 긴 사거리와 정밀도를 확보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전 세계 자주포 트렌드가 52구경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미국도 이 흐름을 따라간 셈이다.

그동안 미국은 39구경장 중심의 포병 체계를 유지해 왔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위협과 동맹국들의 최신 자주포 도입 경쟁 속에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특히 한국의 K9 자주포가 세계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은 미국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성능 향상된 M109-52, 사거리 70km 이상
M109-52는 기존 팔라딘 자주포보다 사거리가 대폭 늘었다. 기본 포탄만으로도 40km에 달하는 사거리를 확보했으며, 로켓 보조탄이나 정밀 유도 키트를 결합할 경우 최대 70km 이상까지 도달할 수 있다. 특히 램제트 추진체를 활용하는 차세대 포탄이 개발되면, 사거리는 최대 130km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성능은 기존의 단거리 포격 개념을 넘어 중장거리 정밀 타격까지 가능한 수준이며, 적의 방공망이나 주요 지휘 거점을 포병만으로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미사일에 버금가는 작전 범위를 포병 전력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탄도미사일까지 격추 가능한 차세대 자주포
M109-52는 단순한 장거리 화력 지원 무기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는 실험 단계지만, 향후 탄도미사일 요격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가 고려되고 있다. 미사일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군사 작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다수의 미사일·드론 위협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시대에 이러한 포병 전력은 중요한 대안이 된다. 포병이라는 전통 무기체계가 다시 중심 전력으로 부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용성 중시한 구조, 빠른 양산 가능성
M109-52는 기존 M109A7의 차체와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포신만을 교체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새로 무기를 설계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경제적이다. 이미 운용 중인 차량과 정비 체계에 맞추면, 조달 속도는 빨라지고 유지비는 줄어들게 된다.
이와 같은 접근은 미국이 군수 체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운용 효율성’과 맞닿아 있다. 포병 전력을 대폭 강화하면서도 예산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실전 배치까지의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국과의 경쟁 속 협력 가능성도 커져
한국의 K9 자주포는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실전 배치되고 있고, 그 성능이 검증되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M109-52를 내세우지만, 동시에 일부 부품이나 기술 협력 측면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특히 미국 내에 설립된 한국 방산 기업의 현지 법인이나 협력사들은 M109-52의 일부 부품 공급이나 유지보수에 참여할 여지가 있다. 이처럼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구도가 형성되면, 양국의 방산 산업은 더욱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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