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생활의 근간을 무너뜨리다
폭우가 지난 뒤 집집마다 남는 것은 젖은 가전과 고통스러운 침수의 흔적뿐이었다. 세탁기, 냉장고, TV, 에어컨 등 집안 곳곳에서 활용되는 전기·전자제품은 침수 한 방에 멈추고 만다. 전기는 먹통, 내부 부품은 썩는 악취, 수리비는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대까지 훌쩍 넘기는 현실 앞에서, 많은 주민들은 “더 이상 집이 집 같지 않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여름철 냉방 설비가 손상되면 노약자·어린이·환자 가정에서는 즉각적인 건강 악화 우려까지 커진다. 농촌 지역이나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들처럼 비즈니스에 냉장장비와 전기기구 의존도가 높은 이들은 단 하루만 가동을 못 해도 생계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빈발했다.
삼성·LG ‘가전 무상수리팀’ 즉각 투입, 현장 운영 방식
2021년 7월 맺어진 행정안전부와 삼성전자, LG전자 간 재난 대응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양측은 대형 자연재난에 즉각 대응하는 민·관 가전 복구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2025년 7월, 폭우 피해가 본격화하자 곧바로 ‘무상수리팀’이 각 피해 지역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운영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 지방자치단체 요청 접수 후, 현장 상황에 따라 소규모 지역은 기사들이 직접 찾아가는 방문 서비스
- 대규모 피해지역이나 이재민 집단 거주시설, 침수 가구가 많은 아파트 단지는 현장에 서비스 부스 설치 후 집중 복구
- 운영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1시까지. 공휴일, 폭우 지속 등 위험 상황에는 일정 일부 제한
지원 품목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생산한 모든 가전제품이 대상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전자레인지, 정수기, 청소기 등 생활 가전은 물론 현대적 주거에 필수인 대부분의 전자제품이 무상 점검과 진단을 받는다. 현장에서 수리가 가능한 경미 고장은 즉시 처리하고, 부품·운반이 필요한 경우에는 사후 방문이나 센터 수리도 병행해서 진행된다.
무상과 유상, 어떤 차이가 있을까
모든 작업이 100퍼센트 완전 무상은 아니다. 기준은 다음과 같다.
- 기본 점검, 진단, 엔지니어 출장, 세척, 침수 세정 및 일상 소모품 교체 등은 무상
- 주요 핵심 부품(예를 들면 모터, 압축기, 고가 메인보드 등)은 부품 가격 50~100퍼센트까지 유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음. 단, 재난 상황과 지방자치단체 특례 지원 여부에 따라, 부분적으로 추가 지원이나 할인도 적용
- 수리 불가능하거나 폐기해야 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폐기물 처리 안내와 안내문 제공
완전 폐기 외에는 최대한 비용 부담을 덜고, 불가피하게 생기는 고가 부품 비용만을 최소한으로 견적하여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피해 현장의 생생한 반응
서비스가 시작된 직후부터 전국 재해 현장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대응과 동네 밀착 서비스를 경험한 주민들의 감사인사가 이어졌다. 경기도 한 피해 가정에서는 “끝난 줄 알았던 냉장고를 바로 고쳐주니 이제야 살 것 같이 숨통이 트였다”는 경험이 전해졌고, 충북 소도시의 고령 주민은 “외지에서 와주신 삼성기사님이 젖은 TV랑 세탁기 다 살려줬다.
비싼 돈 내는 일 없이 깔끔하게 고쳐줘서 큰 걱정이 사라졌다”고 만족을 표했다. 전통시장에서 상가 전체가 침수된 지역에서는 삼성 LG 두 브랜드의 엔지니어들이 시장 한복판에 이동 수리부스를 차려놓고, 젖은 냉장고와 쇼케이스, 전기적설비를 하나하나 점검, 위험 감전도 막아주었다. “국산이 이래서 힘이다”, “이럴 땐 역시 우리 기업”이라는 입소문까지 번졌다.
신속 복구의 사회적 의미와 선진형 민관 협력 모델
단순한 임시 복구를 넘어서, 이번 시스템이 주는 의미는 크다.
첫째, 신속 복구를 통해 집안 위생, 기본 식생활, 냉방, 위생 등 재난 이후 필수생활 요소를 조기에 정상화한다. 재해 취약계층, 온라인 정보에 소외된 노년 가구, 휴대전화 없는 독거가구까지 직원들이 직접 명단 받아 찾아와 점검해주는 현장 케어가 더해진다.
둘째, 침수 가전의 대량 폐기를 막아 환경적 피해와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한다. 신제품 구매비 부담이 어려운 이재민 보호, 사회적 비용 감소, 복구 후 폐기 비용 감면 효과까지 종합된다.
셋째, 제조사의 AS 역량이 국민 생활안전에 직결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김으로써, 국산 가전 신뢰 확보와 장기적 브랜드 가치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생활 밀착형 복구, 국산 브랜드 동행의 진심
이처럼 대한민국의 국산 가전 브랜드, 제조사, 행정기관이 긴밀하게 움직인 사례는 단지 A S를 뛰어넘어 ‘재해 때 국민 삶 한복판에서 함께 한다’는 사회적 신뢰 구축의 이정표로 기억될 것이다.
위기를 함께 넘는 국산 브랜드의 가치, 숱한 재난 속에도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동반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계기다.
“이래서 국산”이라는 자부심, 그리고 ‘평상시보다 더 힘든 순간 곁에 있어주는 우리 기업’에 대한 신뢰가 일상의 복구와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전국 이재민의 재기가 한곳 한곳에서 시작된다. 찬장에 켜지는 불, 빨래 돌아가는 소리, 냉장고에서 시원한 바람 나오는 평범한 하루—이 모든 것이 국산 브랜드와 함께 지켜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여름 또 하나의 명장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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