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첫 자국산 잠수함 ‘하이콘’ 작동 불능…한국 기술 도용 의혹에 “샘통” 여론도
대만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첫 자국산 잠수함 ‘하이콘’이 테스트 도중 주엔진 고장으로 사실상 작동 불능에 빠졌다.
대만 언론은 잠수함 내부 배관이 반복적으로 파열되며 바닷물이 유입되고, 이로 인해 핵심 동력계통이 손상돼 잠수함 자체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로 하이콘의 해군 인도 일정은 상당히 지연될 전망이다.

하이콘 프로젝트, 한국 도면 도용 논란 속 출발
하이콘은 대만이 2016년부터 추진해 온 독자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의 첫 성과물로, 2020년 본격 건조가 시작되어 2023년 진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진수 직후부터 한국 국내에서는 하이콘이 한국의 209급·214급 잠수함 설계를 무단 도용해 제작됐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방산 업계에 따르면, 하이콘 개발 과정에 대우조선해양 퇴직자 및 해군 출신 기술진들이 대거 참여했으며, 한국의 잠수함 설계 도면이 통째로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일부 네티즌은 “한국 기술을 훔쳐 만든 잠수함이 결국 고장 나서 작동도 못 한다”며 “샘통”이라는 조롱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한국 측에서는 대만이 한국 기술을 넘겨받은 뒤 계약을 해지하고 기술진을 돌려보낸 사실에 대해 ‘도덕적 배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대만, 미국 의존의 한계…한국식 방산 독립의 중요성 부각
대만 현지에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방산 독립의 현실을 되돌아보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대만은 장기간 자주 개발보다는 미국산 함정 수입에 의존해왔으며, 잠수함 독자 생산에 필요한 기반 연구와 인프라가 부실했다는 점이 지적된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18년 도산안창호함 진수를 시작으로, 3,000톤급 잠수함 독자 건조에 성공하며 세계 10여 개국만 보유한 ‘잠수함 독자 건조국’ 반열에 올랐다.
미국조차도 현재 한국 조선소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30일, 존 피닌 미 해군성 장관이 직접 한국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이곳과 협력하면 미 해군함정이 최고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한국산 잠수함, 중남미 시장에서 ‘전략 무기’로 부상
이번 대만 하이콘 사태와 대조적으로, 한국산 잠수함은 남미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급부상 중이다. 특히 페루는 한국산 수출형 잠수함 ‘HDS-1500’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HDS-1500은 AIP(공기불요추진) 시스템, 미사일 장착 능력 등을 갖춘 1,800톤급 최신예 잠수함으로, 브라질을 제외한 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본격적인 잠수함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페루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 마약 밀매, 해양 영토 보호 문제 등으로 해양 방어 전력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페루 네티즌들은 “한국 잠수함은 남미에서 최고 기술력을 가진 무기”라며 “이제 태평양은 한국 잠수함이 지배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이콘은 가라앉고, HDS-1500은 뜬다”…K-잠수함, 세계 수출 경쟁력 입증
이번 하이콘 고장 사태는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방산 독립과 글로벌 기술 신뢰도의 격차를 극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은 이미 인도네시아에 1,400톤급 잠수함을 수출한 데 이어, 페루·콜롬비아·칠레 등과도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반면 대만은 기술 부족과 무리한 도입 일정, 외부 기술 의존이라는 삼중고에 빠져 있다.
방산 전문가는 “잠수함은 단순 설계도만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설계-생산-시험-보완까지 최소 10년 이상 걸리는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대만은 급하게 따라잡으려 했지만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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