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다 앞에 버려진 콜로세움, 관광 명소 옆 유령 건물
충남 태안 몽산포 해수욕장 인근. 갯벌 체험과 오토캠핑으로 북적이는 이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외형만 보면 이탈리아의 고대 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건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눈에 보기에도 일반 건물과는 차원이 다른 크기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금세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외벽은 빛이 바래고 곳곳에 녹슨 철근이 튀어나와 있으며, 유리창은 깨지거나 먼지로 가려져 있다. 지역 주민들조차 “밤에는 귀신 나올까 무섭다”며 피하는 공간이 됐다.
📍 관광 명소 한복판에 방치된 폐건물, 몽산포 이미지에 그림자

🏗 2,000억 리조트의 몰락, 시작은 호기로운 청사진
이 건물의 정체는 ‘유러피안 복합테마리조트’. 2008년 첫 삽을 뜬 당시만 해도 “국내 최고의 레저 복합단지”를 목표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워터파크, 숙박시설 855객실, 총 18개 동의 건물로 설계된 이 리조트는 축구장 12개 크기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완공되면 500여 명 고용 효과, 연 수익률 10% 보장”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2011년 공사가 중단되며 이 모든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시행사가 1,550억 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더는 감당하지 못하면서다.
💸 대규모 PF 투자 실패, 현실은 흉물화된 반쪽짜리 꿈

🧱 비리·실형·공매… 추락의 끝은 없었다
프로젝트의 좌초에는 단순한 자금 부족만이 아니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삼부토건 고위 관계자가 시행사로부터 수억 원대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며, 사업 전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2016년에는 결국 이 리조트가 법원 공매에 부쳐졌고, 최초 감정가 2,000억 원대에서 22차례 유찰을 거쳐 400억 원대에 매각됐다. 이를 인수한 A법인이 새 출발을 예고했지만, 내부 지분 다툼과 코로나19, 건설시장 침체가 겹치며 공사는 재개되지 못했다.
📉 수천억대 리조트, 지금은 법적 분쟁과 적자만 남은 상태

⚖ 철거도 재개도 못 하는 태안군의 고민
지역사회에서는 이 유령 건물에 대한 불만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이대로 방치되면 관광객 이미지에 악영향을 준다”며 철거나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문제는 이 건물이 민간 소유라는 점이다.
태안군은 법적으로 건물을 철거할 권한도 없고, 사용을 강제할 방법도 없다. 이 때문에 행정 당국도 손을 놓은 채 “소유주가 결정할 문제”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 민간 소유 벽에 막힌 행정 대응, 지역 분위기는 침체

🧾 연간 20억 적자, 철거도 수백억… 사업주는 ‘진퇴양난’
현재 이 건물은 연간 유지비용만 20억 원 이상 발생하며, A법인 측은 “철거하는 데도 수십억에서 수백억이 든다”며 울상이다. 건축물 대부분은 외형만 지어진 상태라 재시공도 어렵고, 내부 보수나 리모델링도 막대한 비용이 든다.
즉, 공사를 재개하려 해도 돈이 없고, 철거도 하지 못하는 구조적 교착상태에 빠진 셈이다. 사실상 수백억짜리 흉물이 방치된 이유다.
📉 유지도 안 되고, 철거도 못 하는 반쪽짜리 자산

✨ 좌초자산 전락 막을 방법은 없을까
태안 몽산포 해수욕장 일대는 여전히 전국에서 캠핑객과 관광객이 몰리는 핵심 관광지다. 하지만 그 한가운데 초대형 폐건물이 자리하면서 ‘풍경의 파열’이 발생하고 있다.
유러피안 리조트는 민간 개발의 무책임과 행정의 무대응이 만났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기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는 민관이 함께 현실적인 타협안을 마련하고, 이 공간을 어떻게든 재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다.
📍 관광 자산으로 되살릴 방법 없을까? ‘유령 리조트’ 해결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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