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 구룡성채란?
홍콩 구룡반도 내에 있었던 구룡성채(Kowloon Walled City)는 약 0.03㎢(30,000㎡)라는 매우 좁은 면적에 약 5만 명이 거주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 밀도를 기록한 지역이다. 인구 밀도는 1㎢당 약 170만 명에 달해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으며, 인류 역사상 가장 극한의 밀집 주거 공간으로 유명하다.
구룡성채는 원래 중국 송나라 시대부터 외적 방어를 위한 성채였으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영국 식민지 홍콩 내에 위치했음에도 명확한 행정 주권이 없어 무법지대로 남았다. 이로 인해 20세기 중반부터 수많은 난민과 이주민이 몰려들며 무질서한 증축과 밀집 개발이 이어졌다.

극한의 공간 활용과 주거 환경
구룡성채 내 건물들은 원래 2~3층 규모였으나 불법 증축이 반복돼 최고 15층까지 올라갔고, 서로 빽빽히 붙어 미로 같은 복잡한 골목 구조를 형성했다. 건물 사이 간격이 극히 좁아 자연 채광과 통풍이 거의 차단되었으며, 단칸방 형태의 협소한 주거 공간에서 주민들이 생활했다.
- 위생 상태는 매우 열악해, 쓰레기와 오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악취와 질병 위험이 만연했다.
- 식수 확보도 힘들어 8개 공동 급수 파이프와 우물을 이용했다.
- 의료시설이 거의 없거나 무자격 의료인이 난립했으며, 교육과 공공서비스가 거의 공급되지 않았다.
- 화재 위험이 상존했으며, 화재 발생 시 대규모 인명 피해가 우려됐다.

사회적 공간과 복합 기능
구룡성채 내에는 주거 외에도 소규모 공장, 식당, 상점, 유치원, 양로원 등이 혼재돼 있었고, 좁은 공간을 생활공간과 영업 공간이 겸하는 독특한 형태로 사용했다. 주민 약 5만 명이 비좁은 공간에서 치열하게 생활하며 밀집 거주의 극한을 경험한 셈이다.

행정 공백과 사회 문제
구룡성채는 중국과 영국 두 국가의 행정권이 명확하지 않은 ‘삼불관’ 지역으로, 법과 질서가 적용되지 않아 범죄가 만연했다. 마약 거래, 도박, 매음 등 불법 행위로 악명이 높았고, 영국 경찰도 잘 접근하지 못하는 무법지대였다. 20세기 중후반 이 지역은 극심한 빈곤과 사회 문제의 희생양이었다.

철거와 현재
1993년부터 4개월간 구룡성채 철거 작업이 이루어졌고, 현재는 ‘구룡성채 공원’으로 변모하여 과거의 비극과 무법 천지를 기리는 역사적 의미를 간직한 장소로 남았다.
구룡성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인구 밀도를 기록한 공간으로, 협소하고 불법 증축된 주택들이 빽빽이 모여 극도로 열악한 주거 환경과 사회 문제 속에서 수만 명이 살아간 사례다. 오늘날은 철거되어 공원으로 조성되었으며, 과거의 역사와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는 문화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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