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녀온 일본 여행 장소 대마도.
그곳에 한국 사찰이 있다는 말을 듣고 “진짜?”라고 반문을 했었는데 바로 그 한국 사찰 황룡사에서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는 매우 특별한 체험이자 식사를 하고 왔기에 그 내용을 소개해 봅니다.
황룡사
1460-1 Kamitsushimamachiizumi, Tsushima, Nagasaki 817-1725 일본
일본 여행 장소 대마도에서 체험한 황룡사 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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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에 위치한 한국 사찰 황룡사. 기본적인 느낌은 일본풍 사찰과 비슷하지만 한자로 ‘黃龍寺’라 적혀 있는 왼쪽에 한글로 ‘황룡사’라 적혀 있다는 것이 낯설고 감동적이다.
한국 사찰이 왜 이곳 대마도까지 와서 자리를 잡게 된 것인지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문화, 종교, 사회적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하며 좋은 결과가 있기를 희망해 본다.
오늘은 공식적으로 첫 사찰 손님을 맞이하는 날이며 처음 하는 행사인 발우공양(鉢盂供養)이 있는 날.
많은 사람이 모일 큰 장소가 없기에 인원을 나누어 여러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일본 여행을 하며 발우공양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들어오기 전 잠시의 짬을 이용해 공간의 분위기를 카메라에 담아본다.
건물 자체가 일본식 건물이기에 일본풍이 가장 크게 느껴지지만 그게 또 완전한 일본식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곳이 황룡사라는 한국 사찰이라는 선입견이 형성된 탓일지도 모르겠다.
정확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은 모두 한국에 사는 한국 분들이고 자원봉사차 오신 것이라 들었다. 아마도 이곳 주지 스님과의 인연이 이끈 결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 모든 세팅이 끝나고 사람들이 들어오기 직전.
이 즈음 발우공양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발우공양(鉢盂供養)이라 함은 스님들이나 불교의 교리를 따라 수행하는 분들이 일정한 형식과 절차에 따라 식사하는 것을 말하며 하나의 의식처럼 행해지기 때문에 매우 ‘엄숙한 식사시간’이라 말해도 무방하겠다.
발우공양은 주로 조계종을 포함한 선불교 전통에서 강조되는 식사방법이며 이는 단순하게 ‘먹는다’라는 개념을 넘어서 참선과 마찬가지의 수행 방법이다. 즉, 식사를 하며 마음을 다스리고 욕망을 절제하는 것에 목적이 있는 것.
발우(鉢盂)라 함은, 수행자가 사용하게 되는 4개의 목기를 말하는데 오늘 발우공양에서는 목기 대신 가볍고 딴딴한 플라스틱 용기가 쓰였다. 4개의 발우는 서로 크기가 달라 하나로 겹쳐 보관할 수 있으며 각가, 밥, 국, 반찬 등을 담아 천천히 식사하게 되는 것이다.
공양(供養)이라 함은, 부처님, 스님 또는 스승에게 음식을 올리는 행동이자 감사하는 마음과 수행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말한다. 한국에서도 못해 본 체험을 일본 여행에서 하다니 감개무량하다.
큰 놋그릇에 담긴 음식을 조금씩 자신의 그릇으로 옮겨 담는 것으로부터 본격적인 발우공양의 시작.
이 자리 발우공양에 포함된 먹거리들의 비주얼은 물론, 그 향과 맛도 매우 훌륭하니 즐겁다.
그렇다면 발우공양이란 것이 언제 어느 곳에서부터 시작된 것이고 그 변화는 없는 것일까?
그게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니 그 시작은 인도 초기 불교에서 탁발을 받아먹던 방식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인도를 그 기원으로 하고 있지만 발전은 중국, 일본, 한국에서 이뤄졌으며 현재까지도 체계적으로 시행되고 온전히 전해지는 나라는 한국불교가 주목받을만한 것 같다.
발우공양은 일반 식사와 달리 묵언이 기본 평상시처럼 즐겁게 대화하며 식사하기보다는 최대한 말을 삼가고 음식 하나하나의 맛에 집중하고 그 맛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발우공양을 마치고 나며 그릇을 하나씩 차곡차곡 겹쳐 아래 사진처럼 놓아둔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은 차를 마시는 시간이다.
교수님께서는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찻물을 우려내어 앉아 있는 오늘 참가자에게 고르게 나눠주신다.
이 순간 가슴 따뜻해지는 배려를 받은 느낌. 일본 여행을 와서 만난 같은 한국인이기 때문인지 처음 경험하는 체험이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은은한 감동이 느껴진다.
이제 발우공양을 마치고 사찰 법당을 직접 살펴보기 위해 어슬렁 자리를 이동한다.
아래 보이는 건물 2층은 위에서 본 풍경과 마찬가지로 발우공양을 하는 공간이었었고 1층이 법당이다.
법당 안으로 들어가 보면 벽 끝 쪽에 황금색 부처님이 계시다.
제대로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부처님의 수인을 살펴본 바 비로자나불의 수인이라 말하는 지권인(智拳印)으로 보인다. 비로자나불의 수인은 왼손의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 쥐는 형상인데 이는 ‘이(理)와 지(智), 중생과 부처, 미혹과 깨달음이 원래 하나’라는 의미를 상징하며, 불계(佛界)와 중생계를 통합하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왼쪽으로는 흰색의 불상이 위치하고 있는 불상은 아미타구품정인(阿彌陀九品定印)중 하품중생인을 취한다.
그렇게 보았을 때 아미타여래(아미타불, 아미타, 미타, 무량수불, 무량광불)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일본 여행에서 만난 첫 한국 사찰의 풍경이 조금은 낯설다.
이곳은 법당 2층 공간으로 다실인가 싶기도 하고 참선을 위한 선방이가 싶기도 한데 굳이 여쭤보진 않았다.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가파른 편이라 노약자께서는 손잡이를 잡고 내려가는 것이 좋겠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본 여행에서의 한국 사찰 방문, 처음 경험해 보는 발우공양이 모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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