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락의 끝에 선 필리조선소, 구조 신호탄을 쏘다
2025년 여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는 북미 조선업 쇠락의 상징처럼 침체에 빠져 있었다. 2003년 상업용 선박 건조량이 미국의 50%를 차지하던 이곳도 2019년 경영난에 가동이 끊기고, 조선소의 골리앗 크레인은 하루 한 번 움직이기 어려웠다. 내부 구조조정과 투자 부족, 숙련 인력의 고령화가 맞물려 미국 조선업의 상징은 죽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2024년 겨울, 한국의 한화가 이 조선소를 1억달러에 전격 인수하면서 기적의 서막이 올랐다. 미 정치권과 업계조차 회의적이었지만, 곧 믿기 힘든 변혁이 시작된다.

50명의 한국 기술자 특공대, 기적의 혁신 일으키다
한화는 거제에서 선발된 50여 명 숙련 기술자를 ‘특공대’로 미 조선소에 투입했다. 이들은 기존 설비와 공정을 정밀 진단해 현지 인력에게 한국식 스마트 야드 시스템, 자동화, 용접 로봇 운용법, 안전매뉴얼 등을 전수했다.
예전에는 한번 움직이기도 힘들었던 크레인이 분 단위로 배정돼 철야 공정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실질적 변화의 상징은 ‘해저 암석 설치선’ 진수였다. 원래 인수 당시 현지 매니저들은 “1년은 걸려야 배가 진수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한화의 특공대가 24시간 작업, 공정 병목 해소, 첨단 설비 도입 등을 주도하며, 예정 일정보다 무려 5개월을 앞당겨 진수를 달성했다.
미국 현지 경영진도 “한국인 특공대가 32명 주간, 12명 야간으로 밤낮없이 돌아가며 회의를 뒤집었다”고 극찬했다.

거대한 변화: 필리조선소에 부는 K-조선 혁신의 바람
기술자 파견과 더불어 한화는 스마트 야드 자동화, 용접로봇, 동선 효율화, 텐덤 공법 등 국내에서 입증된 고효율 시스템을 미국 현장에 이식했다.
- 생산시설은 10배 확대를 목표로 시작됐다.
- 기존 연간 1.5척 생산에서, 2035년까지 10척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 1년에 60명 선이던 현지 견습생을 200명 규모로 늘려 인력양성에 투자한다.
생산과 효율뿐 아니라, ‘트레이닝 아카데미’ 등 장기적인 현지 인력 교육체계 역시 50인의 한국 기술자들이 뼈대를 깔았다. 이로써 단순 외국기업 파견이 아니라, 현지와 동반 성장하는 ‘미래형 조선소’ 모델이 구현됐다.

침체와 불신을 ‘신뢰와 혁신’의 상징으로 탈바꿈
필리조선소의 변화는 현지 직원과 참관인들에게 “잠자던 코끼리가 깨어났다”는 소감을 남겼다.
- 미국 현지 용접공 셀림은 “조선소 모든 곳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한국 시스템이 도입되며 내가 온 지 두 달 만에 이미 큰 차이가 체감된다”고 말했다.
- 미국 견습생 마이크 역시 “한국의 트레이닝과 시스템, 그리고 관리마인드 덕분에 현장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이전에는 인력 공백을 누가 책임질지 우왕좌왕했지만, 지금은 한 명, 한 명이 첨단 기술을 배우며 선진 노하우와 현장주의를 함께 내재화하고 있다.

생산성·효율성·신뢰성의 3박자 혁신
한화의 인수 이후, 10년 동안 투자된 금액보다 2025년 한 해에 더 많은 설비투자가 단행됐다.
- 가동률은 극적으로 증가, 분 단위 스케줄링 운영으로 골리앗 크레인은 항상 풀가동.
- 4번 도크에서는 1만 톤급 선박이 단숨에 진수되고, 5번 도크는 마무리 공정용 부두로 테마가 바뀌었다.
- 텐덤 공법, 4·5번 도크 동시활용 등 공간 활용의 혁신이 이뤄졌다.
조선소는 단순한 설비 투입을 넘어, 일하는 방식·사고방식·안전관리까지 전면적인 ‘한국형 혁신’을 체득하기 시작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의 중심’으로 거듭나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미국 동부에서 유일하게 상선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다. 뉴욕 타임즈, NBC 등 유수 미디어도 “한국 기술력과 자본, 관리의 힘이 미국의 조선업 경쟁력을 되살리고 있다”고 조명한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미 해군 군함 생산·정비(MRO)까지 아우르는 ‘한미 동맹 조선 플랫폼’으로 키우고 있다.
미국 정부도 필리조선소 변혁에 크게 기대하며 조선업 재건, 생산량 증대 투자, 그리고 한미 산업협력을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미래를 향한 도약: 첨단 기술과 인재 육성의 거점
2025년 한화는 현지에 1,000명 이상의 신규 인력 고용과 첨단 설비 도입 계획을 추진 중이다.
- 스마트 자동화, 용접로봇, 생산관리 IT 시스템 등 ‘K-스마트야드’가 본격 가동된다.
- 앞으로 군함, LNG운반선, 해상풍력용 선박까지 첨단 선종 건조로 사업영역을 확대 중이다.
현지 교육 · 트레이닝 시스템 강화와, 생산기술·안전관리·품질보증 등도 전담 50인 기술자들이 뒷받침한다.
현지 인사담당자는 “한국 숙련공의 노하우 전수가 필리조선소에 ‘희망 바이러스’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한미 조선 동맹의 상징, 전 세계 조선업 미래를 이끈다
필리조선소는 이제 단순히 미국 기업이 아니라, 한미 협력의 최대 성공사례 중 하나로 떠올랐다.
한화의 ‘5개월 진수 앞당기기’ 신화는 미국 경제·군수산업에 새로운 비전을 심어주었고, 전 세계 조선업계에 ‘K-조선 혁신’ 바람을 몰고 왔다.
현지 언론, 조선업계, 미 해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필리조선소에 집결해, 생산 파트너십·기술협력·수주 네트워킹을 광폭 전개 중이다.
2035년에는 연간 10척 생산, 매출 4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 목표에 도전한다.

50명의 한국 특공대, 미국 조선업 부활의 신화가 되다
오늘 필리조선소가 ‘부활의 상징’이자 ‘첨단 조선 혁신의 요람’으로 우뚝 선 데에는 50명의 한국 기술자와 현지 인력이 밤낮없이 이뤄낸 기적이 있었다. 이들은 단순한 ‘기능직 파견’이 아닌, 현장의 관리자·교육자·혁신자였다.
한화와 필리조선소의 성공 신화는 이제 한미 양국의 경제·기술 동맹을 넘어 전 세계 제조업의 미래, 그리고 산업 혁신의 모델로 길이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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