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전투력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가을 추정 1만 2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전투에 파견한 이후, 추가로 병력 6천 명과 군사 엔지니어 1천 명, 철도·교량 전문 인력, 물류 인력, 전기 기술자, 헌병, 통역관까지 포함한 대규모 지원 인력을 배치했다 이들은 주로 전투 피해 지역인 쿠르스크의 재건과 보수에 집중하면서, 전장 경험과 협동 작전 역량을 동시에 쌓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기관에 따르면 북한이 공급하는 무기가 러시아가 사용하는 전체 무기의 약 40%에 달한다 특히 KN‑23 탄도미사일이 키예프 주거 지역에 타격을 가해 민간인 12명이 희생된 사례는 북한 무기의 실제 전장 투입 실태를 보여준다 이처럼 북한군은 단순 인력 파견을 넘어 현대전 수행 능력을 빠르게 향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한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군 전투 경험, “생체 로봇 같았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기관 대표 키릴로 부드노프는 “북한 병사들은 새로운 탄약과 실전 경험을 얻었고, 다른 국가 군대와 달리 현대 정규군 간 전투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1월 포로로 잡힌 북한 병사 2명은 충격적인 사례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부상당했음에도 자신의 정맥을 물어뜯으며 자살을 시도했고, 한 사람은 “나는 영웅으로 대우받는다 나는 현대전에 참전했다”고 자부했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언급은 북한군의 결속력과 정신력이 극도로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또한 드론 운용, 전자전, 합동군사작전 등 이전에 익숙하지 않았던 기술을 학습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모스크바는 북한이 KN‑23의 정확도를 높이도록 지원했으며, 이 탄도미사일은 이후 하르키우 등 도시 지역을 타격하는 데 사용되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은 왜 이처럼 조용한가
한국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강경하게 반응했다 5월 동해안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을 때, 한국은 워싱턴, 도쿄와 함께 이를 지역 평화와 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렇지만 북한군이 실제로 전장 경험을 쌓고, 무기 지원이 전투에 사용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는 대응의 일관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불러일으킨다 북한의 군사 활동이 확대되는 현실 속에서 한국이 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할지에 대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지금의 조용한 외교는 국제사회 내 한국의 전략적 입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내 전략 모호성과 고려 요소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박사는 한국의 조용한 대응 배경으로 전략적, 경제적, 정치적 요인들을 지적한다 북한을 직접 위협으로 규정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와 더 강력한 대응 압력이 커지는데, 국민적 동의가 부족하다고 본다 또한 지난해 계엄령 선포 실패 이후 국방 관료들은 대중과 언론의 정치적 비판을 우려해 눈에 띄지 않기를 선호한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러시아와 과거 주요 무역 관계를 유지하던 나라였고, 새 정부의 ‘실용 외교’ 강조는 대결보다는 관여 쪽으로 기울게 했다는 분석이 있다 정치 진영 구도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민주당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관여를 지지하는 흐름이 있으며, 일부 좌파 목소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빚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한국의 전략을 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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