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잘 보관해둔 상추에서 검은 반점이 생긴 걸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흔히 이걸 단순히 시들거나 오래돼서 색이 변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대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검은 반점이 생긴 상추는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상추의 잎이 갈변하거나 검게 변색되는 건 산화와 세균, 곰팡이 등의 복합적인 요인 때문인데, 이 중 일부는 인체에 직접 해를 줄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변색이 시작됐다는 건 이미 식품 내부에서 세포 구조의 파괴가 시작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검은 반점은 곰팡이 포자나 세균의 침입 신호일 수 있다
상추의 잎이 검게 변한 부위에는 흔히 ‘보트리티스’라는 곰팡이균 또는 세균류가 존재할 수 있다. 보트리티스 시네레아는 식물성 식품에서 자주 발견되는 부패성 곰팡이로, 냉장보관 상태에서도 서서히 퍼질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런 미생물은 식물의 조직을 분해하면서 검은 반점을 만들고, 그 주변 조직도 빠르게 부패시킨다. 상추는 수분 함량이 높아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데, 잎에 상처가 생기거나 습기가 차면 더 쉽게 감염된다. 따라서 겉보기에는 일부만 검게 보여도 실제 오염 범위는 더 넓을 수 있다.
상한 채소 섭취는 장 건강에 직접적인 해를 줄 수 있다
변색된 상추를 섭취하게 되면, 위장장애를 유발하거나 복통, 설사 같은 급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 어린이, 노인에게는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상태가 심하면 식중독으로까지 발전할 위험도 있다. 특히 상추는 보통 생식으로 섭취하는 채소라 열처리를 하지 않고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미세한 세균이나 곰팡이도 그대로 체내로 유입될 수 있으며, 위산으로 중화되지 않는 경우 장내 환경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갈변이나 흑반이 확인된 채소는 ‘부분 제거’보다 ‘전체 폐기’가 안전한 이유다.
냉장고에 보관해도 부패는 서서히 진행된다
많은 사람들이 냉장고에 보관한 채소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상추처럼 수분 함량이 높은 채소는 저온에서도 품질이 빠르게 저하된다. 특히 세척 후 바로 보관할 경우 물기가 잎 사이에 남아 있으면 이 수분이 오히려 세균 번식과 곰팡이 발생을 가속화한다. 냉장 보관이라도 적절한 포장과 수분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검은 반점은 쉽게 발생한다. 따라서 세척 후 보관할 경우 반드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밀폐용기보다는 키친타월로 감싸 숨이 통하는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더 좋다. 구입 후 3일 이상 경과한 상추는 색, 냄새, 촉감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안전한 채소 섭취를 위한 습관이 필요하다
검은 반점이 생긴 상추를 무심코 먹는 일은 작은 실수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로 인한 건강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냉장고 내부 온도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식재료의 신선도를 더욱 자주 점검해야 한다. 상추 외에도 부추, 깻잎, 청경채처럼 잎채소류는 유통 기한이 짧고 수분에 민감한 특성이 있다. 따라서 채소를 구입할 때는 필요한 만큼만 구입하고, 되도록 조리 직전 세척하는 것이 좋다. 아깝더라도 의심되는 상태의 채소는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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