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의 그늘, ‘완판’ 아파트마저 계약 취소…서울 분양권 시장에 ‘마피’ 확산
분양 흥행에서 계약 취소까지, 빠르게 얼어붙은 아파트 시장
2025년 여름, 서울 아파트 분양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이미 분양 당시 ‘완판’을 기록했던 은평구의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등 여러 단지에서 계약 취소가 속출하며, 미분양 물량이 다시 선착순으로 공급되는 사례가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
이번달 은평 힐스테이트 메디알레는 청약 당시 11: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단지임에도, 고분양가와 변화된 대출 환경에 따른 수분양자들의 부담이 가중되자 계약 포기가 줄을 이었다. 무순위 청약을 통해 남은 74㎡ 물량 일부가 선착순 분양 처리됐다.

6·27 대출 규제 직격탄, 실수요자·투자자 모두 관망세
이번 ‘초강력’ 대출 규제는 자금동원력이 부족한 무주택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층에도 직격탄이 됐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 전세자금 대출(소유권 이전 전세대출) 등도 동반 제약했다. 집값이 수억원 이상인 서울에서는 청약 이후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던 당첨자의 “완납 능력” 자체가 급격히 악화된 것이다.
- 이번 규제로 분양계약 취소가 본격화되면서, 서울 시내 일주일 새 계약 취소 건수가 255건에 달하는 등 현장 충격은 지난 수년간 경험하지 못한 수준이다.
- 내집 마련 희망고문에 지친 예비입주자 상당수가 계약금 일부 포기까지 감수하며 계약 취소에 나서고 있다.

분양권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 ‘속속 등장’
이같은 분위기는 기존 분양권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강북, 강동 등 서울 도심권에서 분양권 매물이 분양가 이하, 즉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로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5년 7월 기준, 입지가 뛰어난 일부 신축 아파트 조차 분양가보다 5,000만~6,000만 원 낮은 가격에 분양권이 거래되는 상황이다.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마피가 아닌 매물을 찾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현장 거래는 손해를 감수한 처분 위주로 흐르고 있다.
- 지난해 한창 ‘로또청약’이라 불리던 단지마저도 초기에 흥행했지만, 대출 규제와 시장 분위기 악화가 겹치자 매물 가격 방어가 힘들어진 셈이다.

수도권 외곽까지 번지는 ‘분양 한파’, 실수요 경쟁 치열
서울과 수도권 외곽 분양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분양가가 비교적 낮아 대출 한도 내에서 거래는 가능하지만,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돼 청약·계약 경쟁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 메리트가 없는 수준의 분양가로, 미달이나 마피가 붙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은평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의 경우, 계약 해지 물량 109가구가 무순위 청약에 나오자 1,200여 명이 몰려 평균 11.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높은 분양가 부담에도 내집 마련 수요가 남아있음을 방증하지만, 대출환경이 녹록치 않아 실수요자마저 고민과 망설임이 깊어지는 국면이다.

정책과 시장의 불균형, 하반기 전망은
대출 규제를 기점으로, 인기 지역 고분양가 아파트는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반면 상대적 저가 단지로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래의 양극화와 분양권 시장의 가격 하락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입지와 분양가 모두 꼼꼼히 비교하고, 실수요 목적이 아니라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와 함께 정책의 변동, 금리 변화, 추가 규제 여부 등 거시환경 변화가 자금동원력과 분양권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 FAQ – 2025년 하반기 서울 분양권 시장 Q&A
Q1. 최근 ‘완판’ 아파트 계약 취소가 왜 이렇게 늘어났나요?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6억 원 한도 등) 병행으로 수분양자들이 자금 확보에 실패,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대거 증가했습니다.
Q2. ‘마피’ 분양권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분양권의 예상 프리미엄이 오히려 분양가보다 낮아, 실제로는 손해(마이너스 프리미엄)를 감수하는 가격에 매물이 나오는 현상입니다.
Q3. 무순위 청약(줍줍) 물량도 늘어나고 있나요?
네, 고분양가 부담과 대출 환경 악화로 계약 포기자가 늘자 기존 당첨 포기 잔여분이 무순위(선착순) 청약으로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Q4. 앞으로 분양권·아파트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당분간 실수요자 중심 경쟁은 유지되겠으나, 정책·금리·시장 심리에 따라 거래 양극화와 가격 조정 국면이 더 이어질 전망입니다. 신규 청약은 실입주 여력과 지역별 입지, 가격을 꼼꼼히 따진 ‘현실주의 전략’이 더욱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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