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장면 전격 공개
북한이 자국 전투기에서 발사한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장면을 17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틀 전 북한 공군의 방공 및 공습 훈련을 현지 지도하며 해당 장면을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훈련에서는 미그-29 전투기에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과 GPS 유도 활강폭탄이 발사되어 순항미사일과 무인기 표적을 격추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의 기술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무기일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이 아직 실전 배치하지 못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실사격 단계까지 진입시켰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러시아 기술력 기반의 북한형 암람, 실전 배치 가능성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공대공 미사일의 외형이 미국의 AIM-120 암람 혹은 중국의 PL-12와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미사일들은 각각 미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액티브 레이더 유도 중거리 공대공 무기이며, PL-12 또한 러시아 기술 기반으로 개발된 바 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이번 실사격은 단거리 대응 능력을 넘어 중거리 체계통합 기술까지 확보했음을 암시한다”며 “항공기 레이더와 항전장비, 미사일 간의 체계적 통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러한 미사일을 단순히 공대공으로 끝내지 않고, 추후 지대공 또는 함대공으로도 개량할 수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다목적 무기로의 확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공대공 독자개발 갈 길 멀어
대한민국은 아직 공대공 미사일 독자 개발에 있어서 완성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 전투기용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 초기 단계에서 추진 중이며, 실전형으로 테스트까지 진행된 사례는 없다. 2028년을 목표로 하는 공대지 미사일 개발도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전술 헬기용 공대지 유도미사일만이 실전 배치된 상태다.
반면 북한은 이번 공개를 통해 순항미사일과 무인기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자국 무기체계의 실전운용 가능성과 전투력 확대를 동시에 보여줬다. 이는 기술력만이 아닌, 전략적 의지와 속도 면에서도 한국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한판 리퍼’ 공격형 무인기 편대까지 전격 공개
공대공 미사일 외에도 북한은 이날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의 편대 비행 장면을 함께 공개했다. 샛별-9형은 미군의 MQ-9 리퍼와 외형이 거의 동일하며, 정찰기 샛별-4형은 글로벌호크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편대 비행 장면은 북한 무인기의 작전운용 능력이 전시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훈련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용원 의원은 “북한이 미군 무인기의 외형을 극단적으로 복제해 피아 식별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유사시 한국과 미군이 오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전쟁 시 혼란을 유도하는 전술적 무기 체계로 활용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밀유도 무기 체계도 진화…북한판 KGGB 등장
북한은 이번 훈련에서 GPS 활강유도폭탄과 광학활강유도폭탄으로 추정되는 공대지 유도무기도 함께 시연했다. 이는 한국의 KGGB(Korean GPS Guided Bomb)와 유사한 형태로, 북한이 정밀유도 무기 체계에서도 독자 노선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 의원은 “정밀 공대지 타격 능력을 보강하기 위한 KGGB 유사 체계를 북한이 자체 개발 중이며, 이번 실사격을 통해 그 기술을 공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해당 무기체계는 향후 무인기나 전투기에 장착되어 전략 표적에 대한 정밀 타격 능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 북한은 과거 러시아,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유사 기술들을 응용해 독자체계로 전환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배운 현대전 전술 도입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 양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현대전 전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전자전, 무인기, 정밀유도무기, 공대공 및 공대지 통합체계 운용에 있어 전쟁의 교훈을 적용해 자국 무기체계에 반영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무기 복제가 아닌 전술 수준에서의 전환이며, 최근 공개된 훈련 장면들은 단지 과시용이 아니라 실전 대응을 전제로 한 점검 단계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이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북한의 빠른 전력 현대화 흐름에 따른 맞춤형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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